마음두드리기 시간, 아버지와 관련된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진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심표는 ‘마음을 드러내다’라는 뜻으로 오늘날 소통의 부재로 갈등을 겪는 인간관계를 완화시키고, 서로 마음을 공유하는 방법을 알아가고자 만들어진 단체다. 관계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힐링콘서트를 주최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7시 부산 청년창조발전소 고고씽잡에서 ‘그때는 몰랐던 아빠’라는 주제로 힐링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부산 시민들이 참석했다. 심표 아카펠라팀의 공연 이후, 참석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마음두드리기가 이어졌다.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날과 아버지의 꾸었던 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즉석에서 관객들에게 사진을 받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태국의 한 소녀와 아버지에 관한 짤막한 영상시청 이후, 한 청년이 아버지와 자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고정욱(부경대.28)학생은 “그땐 많은 부분에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 이해하게 된 아버지에게 지금은 더이상 죄송하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어요.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저희의 곁을 떠나셨거든요”라며 들려주는 아버지와의 깊은 갈등과 그 이후 이야기들은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어진 은아수밴드의 노래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애틋하게 만드는 공연이었다.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강연시간이었다. 드림마인드교육국장 김현진 강사는 ‘그때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함께’지만 혼자 있는 ‘Along Together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는 고립을 초래한다고 했다. 이러한 고립속에서 혼자만의 상상 대화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모든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김현진 강사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같습니다. 우리는 상상 대화를 합니다. 아버지는 이럴 거야, 저럴 거야 이러한 상상 대화는 진실한 대화가 아니라 고립된 생각입니다.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대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우리를 아버지를 믿게 하고, 관계를 행복하게 만듭니다”고 강조했다.
콘서트가 마친 이후 참석자들의 소감발표가 이어졌다. “아버지와 오랫동안 대화도 잘 안 했는데, 오늘은 꼭 연락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깊게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공감했다. 또 아버지로서 참석한 관객들도 아들, 딸들과 대화하고 싶다는 소감을 발표했다.
이번 힐링콘서트는 참석자들에게 익숙하지만, 멀게 느껴졌던 아버지의 마음을 곱씹어 보고,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용기를 주었다. 심표는 계속해서 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시민들에게 마음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방법을 공유하기 위한 힐링콘서트를 주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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