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수산자원보호구역에서 테트라포트를 제작하는 모습.
[일요신문] 마산지방해양수산청(마산해양청)이 시행하는 외포항 정비공사 현장이 환경오염 논란에 휩싸였다. 현장에 쓰일 테트라포트(T.T.P) 제조를 수산자원보호구역 내에서 진행하고 있고, 이마저도 원칙에서 어긋난 방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청과 시공사 모두 환경오염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산해양청은 지난 2015년 5월 거제시 외포항을 새롭게 가꾸기 위해 ‘외포항 정비공사’를 공고했다. 공고 결과 남광토건(주)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이후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외포항 정비공사’의 핵심은 T.T.P 보강이다. 외포항은 그동안 태풍에 매우 취약했다. 이런 항만을 태풍으로부터 보호하고자 T.T.P를 보다 강한 톤 수로 보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시공사인 남광토건은 먼저 T.T.P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레미콘에서 발생하는 강알카리 물질이 흙에 스며들지 못하도록 방수포를 깔고 제작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장을 살펴보면 T.T.P보다 넓게 방수포를 깔아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레미콘 양생 중에 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독성물질인 강알카리성 물질 확산을 막고 틀 제거 시 시멘트 이물질이 흙에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수포를 깔아야 하지만, 시늉만 낸 흔적이 역력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제작장이 수산자원보호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보다 주의가 요구됨에도 불구, 오히려 환경오염을 도외시하는 안일한 작업을 펼쳐 눈총을 받고 있다. 정비를 하는 게 아니라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날선 비판이 나온다.
장목면 인근 지역민 A 씨는 “바람이 부는 날이면 시멘트 먼지가 날아와 머리가 아프다”면서 “제대로 된 작업을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므로 마산해양청이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주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