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캡쳐
지난 2009년, SBS는 6년 만에 SBS 공채 탤런트를 선발했다.
총 4157명이 탤런트가 되기 위해 지원을 했고 “남자는 397대 1, 여자는 222대 1, 전체로는 297대 1”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14명의 지원자가 SBS 공채 11기 탤런트로 합격했다.
‘연예고시’를 패스한 주역들은 영화 ‘아저씨’와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김비서로 스타덤에 오른 김성오를 비롯해 드라마 ‘푸른거탑’의 사이코 김상병 김호창, 영화 ‘극한직업’으로 이병헌의 남자라고 불리는 허준석, 서울대 출신 김규진을 비롯해 강서준, 김희준, 김태희, 김수안, 진예솔, 이선아, 문지은, 이가현, 김가은, 석진이다.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한 자리에 모인 20, 30대 14명의 청춘. 누구보다 치열하게 꿈을 좇았고 마침내 그토록 절실한 ‘탤런트’라는 타이틀을 쟁취했던 그들.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자신이 원하던 배우의 삶에 얼마나 가까워져 있을까.
10년 전, 국민 배우를 꿈꾼다는 포부를 당차게 밝혔던 배우 김호창. SBS 공채 탤런트가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연극계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었던 그에게도 연예계의 벽은 높기만 했다.
하지만 쉬지 않고 묵묵하게 한 길 달려 지난 10년 동안 드라마 40~50편에 출연해왔다.
그런데 열정 충만한 그도 한 때는 배우를 그만두려고 했던 적이 있었단다. 그가 다시 배우의 꿈을 키워가게 된 결정적 이유는 뭘까.
11기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주요 배역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가현(당시 이수진).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반전 인물 ‘김간호사’역을 열연해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2016년 ‘대박’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하지 못하고 있단다.
동기들 중 자신이 가장 잘 될 줄 알았다는 이가현.
10년이 지난 지금, 카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여전히 배우 이가현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채 11기의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든든하게 품어주었던 맏언니 김태희. 예능프로그램 크루로 활동한 이후 소식이 뜸했다.
그런 그녀를 중국 북경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외롭고 낯선 타지 생활을 중국에서 배우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감내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동기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공채 11기 막내 석진이. 그녀는 지금 배우가 아닌 4년차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다.
경북 영주의 연기천재라 손꼽히며 부모님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연기에 도전했던 그녀. 동기 중 누구보다 열정이 넘쳤던 그녀가 꿈을 바꾸게 된 그 이유는 뭘까.
11기 공채 탤런트 중 전속 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연수 중 사라졌던 인물이 있었다.
동기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없이 사라졌던 공채 자퇴생 김효주(김수안)는 10년이 지난 지금 결혼 5년차, 3살 된 아들을 둔 주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놀라운 건 10년 전 스스로 저버린 연기의 꿈을 다시 불태우고 있다는 것. 연극무대에 서며 다시 ‘배우 김수안’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10년 만에 열린 동창회에 공채 11기들은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날 생각에 밤잠도 설쳤다고 한다.
김수안은 “그 때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나중에 들었어요. 미안함에 연락할 생각을 못했고”라고 말했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던 자신 때문에 동기들이 선배들에게 혼났다는 얘기를 듣고 미안함에 차마 연락할 수 없었다는 김수안. 그녀가 10년 만에 동창회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꿈을 꾸었던 이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꿈과 현실의 무게 사이에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한편 SBS 공채 11기 탤런트들의 대선배인 1992년, SBS 공채 2기 탤런트로 데뷔해 깊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애달픈 모성애를 가진 엄마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재벌가 사모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배우 이일화가 내레이션에 참여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