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대부분의 패션모델은 10대에 데뷔해서 30대 초반에 은퇴한다. 그런데 90대에 데뷔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모델이 있다. 홍콩에 거주하는 세계 최고령 모델인 앨리스 팡(96) 이야기다.
93세에 모델로 데뷔한 팡은 이제 겨우 경력 3년 차에 접어든 신인이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와 여유만큼은 10~20대 모델 못지않다. 1923년생인 그는 지금까지 화장품, 카메라, 무역 개발업 관련 광고를 몇 차례 촬영했으며, 심지어 구찌, 엘러리, 발렌티노와 같은 명품 패션 브랜드의 화보 촬영도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지만 모델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팡은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생소했기 때문에 매니저가 많이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동료 소녀들이 화장을 도와줬다. 그러면서 점차 모델 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금은 더 잘하게 됐다”고 말했다.
팡을 모델로 데뷔하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은 손녀였다. 평소 옷을 잘 입기로 유명한 할머니의 끼를 눈여겨본 손녀가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모델광고를 보고 사진을 보냈고, 결국 화보모델로 발탁되었던 것이다.
비록 카메라 앞에 서본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팡은 모델로써 성공할 수 있는 타고난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그의 제2의 인생은 90대에 시작됐으며, 오늘날에는 세계 최고령 패션모델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시니어 모델 가운데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