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주주총회에서 나모인터랙티브 대표이사로 선 임된 천신일 회장. | ||
박 전 사장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게임개발업체인 아바트론과 핸드스토리의 경영에 전념하며 나모와의 관계를 끝냈다. 업계의 관심은 천신일 회장의 세중이 향후 나모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는 점이다.
세중은 여행업으로 시작한 회사다.
천 회장은 삼성그룹의 여행 사업을 전담하며 회사를 키워 최근에는 세중게임박스, 세중정보기술 등 정보기술 분야로 계열사를 늘리는 등 중견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맡는 등 이 회장과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그가 정보통신 기술업계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지난해 가을 세중게임박스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야심작인 X-박스의 국내 유통 사업권을 따내면서부터. 업계의 예상을 깨고 정보통신업계의 신인인 세중이 사업권을 따내자 업계에서 각종 설이 분분했다.
이중 세중이 삼성그룹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큰 점을 들어 삼성전자가 세중을 앞세워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사업권을 따냈다는 얘기도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물론 삼성쪽에서는 이런 시각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사업 제휴가 한참 터져나오던 때였던 만큼 업계에선 X-박스 유통권을 무명의 세중게임박스가 가져간 것에 대해 말이 많았다.
▲ 지난 13일 나모 주주총회 모습. | ||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3일 임시주총에서 세중측이 정관의 사업목적에 ‘게임 프로그램 제작 및 유통, 판매업’을 추가시킨 점.
일각에선 이를 두고 세중이 게임박스를 나모에 합병시켜 상장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 회장은 항간의 ‘우회 등록설’에 대해 “지금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직원과 주주들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그 뒤에도 우회등록을 위한 합병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물론 X-박스도 국내에선 온라인 게임에 눌려 큰 재미를 못봤다. 때문에 최근 잇따라 세중게임박스나 세중정보기술 등 업종 다각화에 나선 세중쪽의 입장에선 향후 투자자금을 뽑기 위해서라도 우회 등록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업계에선 세중의 나모 인수를 부정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다. 세중이 X-박스 유통을 위해 유통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이란 배경으로 컸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관리에서 삼성과의 연관성 때문에 종전보다 더 탄탄한 솜씨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로 세중쪽에선 나모의 새 이사로 삼성SDS 출신의 김진우 (주)아이비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새로운 인물을 수혈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아직도 애지중지하는 한글 소프트웨어인 훈민정음이나 세중의 게임유통망, 나모의 웹 제작도구 개발 실력 등이 어우러질 경우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즉 세중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세중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세중나모인터랙티브’로 변신한 나모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