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로맨스 스캠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나이지리아인 A 씨(49)와 라이베리아인 B 씨(37)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를 로맨스 스캠 조직의 한국 지역 총책으로 판단했다. 일부 범죄를 시인했지만 대부분 범죄에 대해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에서 중형이 내려졌다. 재판장에서 A 씨는 선고 내용을 듣고 고개를 계속 가로 저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일요신문DB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국제 로맨스 스캠 사기단 한국 지역 일원이다. 피해자는 강원도 동해에 사는 40대 여성 C 씨였다. C 씨는 몇 달 전 인스타그램으로 모르는 외국 남성의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 기술사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꾸준히 연락하며 C 씨와 애정을 쌓아 나갔다. 이후 이 남성은 “한국에서 집을 구할 돈 70만 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낼 테니 통관 비용을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 벌금을 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
이들 로맨스 스캠 사기단의 행각은 얼마 안 돼 경찰의 수사망에 올랐다. 요구한 금액이 커진 탓이었다. 이 남성에게 이미 9000여 만 원을 송금했던 C 씨는 금전 요구가 반복되자 사기를 당했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9월 11일 경기도 양주에서 C 씨의 피해금을 찾으려던 로맨스 스캠 사기단 한국 지역 총책 A 씨를 체포해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앞선 9월 7일에는 서울 용산에서 출금하려던 인출책 B 씨를 검거했다.
로맨스 스캠은 온라인에서 친분을 쌓은 뒤 연애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신종 금융사기다. 연애를 뜻하는 영어 단어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