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경방필백화점은 그후 유통업계의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의 위세에 눌려 이 지역에서 그리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통에 경험이 많지 않았던 경방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백화점 사업에 진출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섬유업에 국한된 경방의 사업을 다각화시켜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사실 경방은 50년 전의 모습이나 지금이나 큰 변함이 없다. 신사업에 진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회사가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보수 전통의 기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경방은 변함이 없다. 이 점은 탄탄하다는 점에서 장점일 수도 있지만 자칫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가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측면도 많다.
이런 점을 경방의 경영인들도 잘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차세대 경영인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각중 회장의 장남 김준 경방전무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 경영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점에서도 그런 행보가 눈에 띈다.
현재 경방은 모기업인 (주)경방을 비롯해 백화점 등 유통분야를 리드하는 경방유통, 섬유수출을 맡고 있는 경방상사, 패션의류업체인 경방어패럴, 경방기계 등이 있다.
섬유를 위주로 된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신사업 진출플랜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경방이 바이오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또 경방어패럴의 사업성을 강화해 패션의류업을 현재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섬유-의류-유통업을 연결시키는 사업수직화를 완성한다는 구도다.
그러나 경방의 이 같은 사업수직화계획은 제일모직, LG상사 등 대기업들이 대거 패션의류업에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유통업의 경우 신세계, 롯데 등에 비해 자금과 인력에서 처지기 때문에 시장극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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