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5년 정용진-고현정 커플이 드라마틱한 결 혼으로 세간에 화제를 뿌렸다. | ||
당시 이 결혼은 ‘재벌가 3세와 톱탤런트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명희 회장 자신도 유명한 집안과 혼사를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명희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막내 딸. 이건희 회장이 이명희 회장의 바로 위 오빠다.
사실 이명희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딸들 중에서 가장 경영 활동이 활발한 딸로 꼽힌다. 고 이병철 회장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이명희 회장은 일찌감치 신세계 백화점과 조선호텔을 물려받았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 91년 당시 자신이 보유중이던 백화점 지분과 삼성 계열사로부터 넘겨받은 주식지분으로 독자 경영을 선포, 삼성그룹으로부터 신세계 백화점과 조선호텔을 갖고 독립했다. 이때부터 이 회장은 신세계 백화점의 최고 경영자로서 굵직굵직한 현안들은 손수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고 이병철 회장은 막내딸인 명희씨의 혼사에 무척 신경을 썼다고 한다. 고 이병철 회장이 평소 ‘사업하는 집안과 정계가 지나치게 가까워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던 만큼 이 회장의 사돈 가운데서 손에 꼽을 만한 권세가가 없었다. 그런데도 명희씨는 정계 집안과 인연을 맺었다.
▲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 ||
그 아들인 재은씨 역시 당시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미국 유학까지 마친 인재여서 삼성가의 사위들 중 가장 엘리트로 인정받았다. 재은씨는 경기고, 서울공대를 졸업한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를 졸업하고 귀국해 명희씨와 결혼을 했다.
삼성가 막내 사위가 된 재은씨는 삼성그룹 경영에 뛰어들어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항공, 삼성종합화학의 부회장을 역임했으나, 삼성그룹에서 두 계열사가 흐지부지되면서 현재는 (주)신세계 명예회장 직함만을 갖고 있다.
명희씨와 재은씨 부부는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현재 (주)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으로 근무중인 용진씨가 큰아들이고, 딸 유경씨는 조선호텔 상무로 재직중이다.
이중 가장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결혼을 한 주인공은 바로 용진씨. 용진씨는 지난 95년 5월25일 미스코리아 출신의 톱탤런트 고현정씨와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로열패밀리’들이 모두 참석했고, 또 재계와 연예계를 망라한 1천3백여 명의 하객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당시 정용진씨는 미국에 출장차 떠났다가 공연 관람을 위해 극장에 들렀고, 이 자리에서 고현정씨를 우연히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두 사람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만남을 지속했고, 결국 ‘재벌가 3세와 연예인의 사랑’이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결혼에 골인한 것.
신세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은 아들로부터 고씨를 소개받고, 처음에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적잖이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현정씨가 연예인답지 않게 소박하고,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습을 보고 결혼을 허락해, 결국 고씨는 삼성가문의 첫 번째 연예인 며느리가 됐다. 이후 고씨는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은퇴했고,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다.
이명희씨의 외동딸인 유경씨는 지난 2001년 2월28일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초등학교 동창 문성욱씨와 화촉을 밝혔다. 신랑 성욱씨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소프트뱅크코리아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차장으로 근무중이었다.
이들 커플 역시 용진씨와 마찬가지로 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결혼식에는 가족 중심으로 초청대상이 제한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 이재현 제일제당 부회장, 조동만 한솔 부회장 등 형제그룹 친인척과 고위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교적 조용히 치러졌다.
유경씨는 결혼을 할 당시부터 조선호텔 상무 직함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야 회사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