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캡처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황혼 육아도 급증하고 있다.
2018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이를 개인에게 맡기는 경우 가운데 83.6%는 조부모라고 한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들에겐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혹은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 두 가지 외에 육아에 관한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육시스템으로 엄마아빠의 긴 근무 시간동안 생기는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없다. 결국 믿을 곳은 ‘엄마’밖에 없는 것.
엄마, 아빠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할마, 할빠들의 육아현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황혼기에 다시 시작된 육아, 그 전쟁터로 들어가 본다.
손자 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노년기에 큰 기쁨이며 심리적인 안정감과 행복도를 이는 방법 중 하나다. 문제는 육아 활동들이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황혼 육아 평균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47시간. 하지만 출퇴근시간의 구분이 모호하다보니 실제로는 통계보다 훨씬 많은 시간 육아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장시간 계속되는 육체노동으로 인해 손목터널 증후군, 관절염, 척추염 등의 질병이 발병하거나 증세가 악화되곤 한다. 이른바 ‘손주병’이라 불리는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황혼육아는 노년의 약해진 신체에 큰 고통을 주는 요인이다.
하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사실 마음의 상처다.
매주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대구에서 김포까지 고된 걸음을 하는 73세 곽정화 씨.
그녀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장장 7시간에 걸쳐 아들집을 찾는 것은 오로지 손주들의 육아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그녀는 며느리로부터 그만 와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시어머니와 한집생활을 하며 크고 작은 문제로 부딪혔던 며느리가 결국 육아해고통지를 내린 것이다.
섭섭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대구로 향하는 곽정화 씨를 더 아프게 한 건 애써 돌봐온 손주들의 반응이었다.
할머니의 잔소리를 싫어했던 손주들은 갑작스런 이별에도 서운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육아를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로 여기는 조부모들. 하지만, 자식과 손주들의 반응은 기대와 다르다. 고마워하기보단 당연하게 여기곤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하나의 육아 문화로 자리 잡은 황혼육아, 조부모와 부모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황혼육아를 통해 온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