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채널A ‘서민갑부’ 캡처
25일 방송되는 채널A ‘서민갑부’에는 오사카의 명물 오코노미야키를 한국식으로 발전시키며 사랑받고 있는 희순 씨의 가게를 찾는다.
‘일본의 부엌’이라 불리는 오사카의 화려한 음식문화 뒤에는 재일교포들의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 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본에 남게 된 한국인들은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음식 장사를 시작했다. 그들 중 한 명인 희순 씨는 한국식 오코노미야키로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희순 씨의 가게는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는 오코노미야키를 배불리 먹고 싶다는 딸의 간절한 바람에 오사카의 한적한 뒷골목에서 철판 하나를 놓고 시작했다고.
지금은 유명 관광지로 불리는 도톤보리와 우메다에 이어 일본 경제의 심장이라 불리는 도쿄 중심가까지 매장을 넓히며 총 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재 연 매출 2억 엔(약 21억 6천만 원)을 올리고 있는 희순 씨의 성공 비결을 오늘 방송을 통해 공개한다.
한국에서 어머니가 부쳐주시던 김치전을 떠올리며 만들어 낸 희순 씨의 ‘김치 오코노미야키’는 가게 매출의 일등 공신이다.
김치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던 일본인들마저 열혈 팬으로 만들며 40년 넘게 찾아오는 단골이 있을 정도로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거기에 인심 좋게 양배추를 썰어 넣고 오징어, 새우, 삼겹살 등 각종 재료를 아낌없이 올려 두툼해진 오코노미야키에 달걀을 씌워 마무리한 것이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마치 엎어놓은 국그릇처럼 동그랗게 만들어진 오코노미야키는 희순 씨가 고심 끝에 만들어 낸 독학 레시피다.
이렇듯 일본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길들이기까지 희순 씨에게는 남모를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희순 씨의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에 의해 홋카이도 탄광으로 강제 징용됐다.
이후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가장 때문에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고 몸이 약했던 어머니는 몸져눕고 어린 동생부터 집안 살림까지 희순 씨가 책임져야 했다.
연락이 끊긴 아버지를 찾기 위해 14살의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걸고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떠난 희순 씨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잠시,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홀로 일본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홀로 일본에서 돈을 벌어야 했던 어린 소녀가 4개 점포를 가진 오코노미야키 가게의 주인으로 거듭나기까지 일본 오사카 맛의 역사를 바꾼 희순 씨의 억척 인생이 공개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