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제보자들’ 캡처
서울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몇 년째 다른 사람들이 무단으로 내 집을 점거하고 있다는 황당한 제보가 접수됐다.
취재 당일 아파트 주변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내 돈 주고 산 집에 불현듯 괴한이 침입해 자신들을 내쫓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 괴한들의 정체는 용역직원의 탈을 쓴 폭력조직원들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아파트를 둘러본 결과 복도마다 수많은 CCTV와 널브러져 있는 경고장과 공고문, 뜯어진 문짝이 발견됐다.
CCTV는 감시용으로 주민들을 지켜보고 있다가 집주인이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그 사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비밀번호를 바꾸고 집주인이 오면 위협을 해 내쫓는 수법을 썼다는 것.
이렇게 빼앗긴 집을 주민들은 ‘강탈세대’라 부르고 있었다. 내 집을 뺏긴 것은 2015년, 2016년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공정률 90%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실상 미완성 건물이다. 2010년부터 사업을 시행했지만 2012년 ‘저축은행 사태’때 채권자였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가 되면서 공정률 47%에서 공사도 중단되었다고 한다.
당시 분양자들은 돈을 모아 공사를 재개하였고 공정률을 90%까지 올렸다고 한다. 공정률 90%가 되자 가등기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주민들은 하나 둘 입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다시 시련이 닥쳐온 것. 2014년 시행사 대표가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됐고 공백이 생긴 시점에 이른바 ‘용역 세력’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들 용역 세력은 빈집들을 하나둘 점령했고 이미 들어와 살고 있는 세대들은 강제로 끌어냈다고 한다. 이른바 ‘강탈세대’라 불리는 집들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강탈한 집에 측근들을 살게 하거나 혹은 임대사업을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노후에 안정된 삶을 보장받고자 평생을 바쳐 일한 돈으로 분양을 받았을 뿐인데 내 집에 한 번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강탈당했다는 사실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제 다시 힘을 모아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오려고 하는데 주민들은 빼앗긴 집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그 내막과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