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캡처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모든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탄생한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를 지나오면서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꼭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진 않았을까.
우리는 서랍 가장 깊은 곳에 자리했던 역사적인 사건 하나를 꺼내본다.
조선일보의 진실과 한겨레의 진실은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둘 중에 대체 진실은 뭘까. 결국 동일하게 펼쳐진 역사적인 상황을 놓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사건이라도 나를 울고 웃고 분노하게 만드는 지점은 서로 다른 법. 제작진은 각자의 취향대로 살아가는 요즘 세상에 발맞춰, 자칭 취.향.존.중 역사 다큐멘터리를 탄생시켰다.
전문가가 지식은 물론 감정까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기존 역사 프로그램의 틀을 버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후쿠시마 원전사고, 제12대 전두환 대통령 취임 등 3월에 일어난 파란만장한 현대사로부터 ‘내’가 느낀 바를, 온전히 ‘나’의 시점으로 해석해 전달하고자 한다.
가장 편하고 익숙한 곳에서 친한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듯 자유분방하게 전달하는 ‘너에게 들려줄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3월 이야기’ 그 첫 번째 역사는 과연 무엇일까.
1970년 3월 17일 밤 11시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앞 강변로의 승용차에서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진 젊은 여인과 총상을 입고 신음하고 있는 한 사내가 발견된다.
숨진 미모의 여인은 26살의 정인숙 씨로 부상당한 사내와는 오누이 관계였다.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소지품과 주변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녀가 당대 최고의 권력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알려졌고, 그로 인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수상한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성한 의혹만 있을 뿐 사건의 전말은 밝혀지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대체 이 사건의 숨겨진 진실은 뭘까.
한밤중에 들린 총소리가 쏘아 올린 공, 정인숙 권총 피살사건. 이 사건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부터 당대의 시대상에 이르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대사를 전달하기 위해 세 명의 스토리텔러가 모였다.
박지훈 변호사, 배우 남보라, 대한미국인 크리스 존슨이 배워서 남 주는 한국 현대사. 정인숙 권총 피살사건에서 시작해 그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세 명의 스토리텔러는 놀람의 연속이었다.
역사의 장면 하나하나를 재미있게 설명하는 중에도 어느 순간 할 말을 잊게 만든 충격적인 이야기들.
세 사람의 이야기가 합쳐야 비로소 하나의 역사가 되는 ‘너에게 들려줄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3월 이야기’ 1부에서는 제3공화국 당시 최대 미스터리인 정인숙 권총 피살사건을 통해 1970년 3월을 조명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