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관념에서 탈피해 강력한 휘슬러 역할 자처
-지역교통방송 혁신 의지도 내비쳐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문용호 지역본부장이 첨단교육센터에서 특별브리핑을 갖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마크 저커버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을 처음 선보였을 때 지금처럼 파장이 크고 넓게 번질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새로운 ‘혁신’을 부르짖고 창조하는 이에 대한 평가가 그때 당시에는 박한 일반적인 흐름과 맥을 같이 했다.
혁신과 페이스북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교집합으로 맞닿은 지점에 우뚝 선 부산지역 공공기관장이 있어 화제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문용호 지역본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문용호 본부장은 페이스북의 미래가치를 곧바로 간파했다. 페이스북이 나오자마자 회원으로 등록하고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5000명에 가까운 팔로우를 확보 중이며, 그룹 등 다양한 채널로 공단 홍보를 펼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1인 미디어 ‘화이통방송’도 페이스북을 기본 플랫폼으로 한다.
#‘혁신’ 그리고 또 ‘혁신’
이처럼 새로움과 변화에 주저함이 없던 문용호 본부장은 지난해 1월 부산지부 지역본부장으로 부임했다. 그에게 부산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1985년부터 경찰간부로 오랫동안 근무한 곳이 바로 부산이기 때문이다.
부산으로 돌아온 문 본부장은 곧바로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에 ‘혁신’이란 색채를 입히기 시작했다. 그가 부산에서 이룬 혁신의 사례는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넓고 다양하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문용호 지역본부장이 본부장실에서 대담을 갖는 모습.
문 본부장은 그동안 부산지부가 타 지역 출신 지역본부장들이 근무하면서 강력한 휘슬러(Whisler) 역할이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강을 바로잡고 무질서하던 근무태만부터 정상화시키기 위해 심층개별면담을 실시했다.
문용호 본부장은 이와 관련 “퇴임 후에도 부산에 머물 고향선배의 입장에서 직원 개인별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하려고 했다”면서 “개인별 정보를 바탕으로 단순명료하고 직설적으로 조언하자, 대부분 수긍하며 태도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업무 중심으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발굴도 제안했다. 그가 제일 먼저 도전한 과제는 부산국제교류재단과의 협업으로 ‘KOICA 주관 에콰도르 공무원 3개년 연수교육 공모사업’에 응모한 것이다. 해당 사업에 선정돼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는 지난해 에콰도르 교통국 변호사·회계사 등 최고위급 간부 11명을 대상으로 교통전문연수교육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특히 해당 사례는 교육본부에 보고돼 올해 정부경영평가 BP로 활용되고 있다.
‘Koroad Forum’을 매월 진행하고 1년에 한 번 시행하는 체육대회도 기존의 탈피한 것도 주목된다. ‘Koroad Forum이라고 쓰고 만남의 날이라고 읽는다’라는 문장이 대변하듯 습관적으로 서로를 지적하는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동료들을 만나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되도록 했다.
장소도 첨단교육센터로 옮기고 형식도 CBS 교양프로그램인 ‘세상을 바꾸는 시간(세바시)’처럼 진행함으로써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활발히 소통하는 분위기를 꾀했다.
체육대회를 ‘요트선상단합대회’로 기획한 것은 또 다른 혁신으로 평가된다.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줌으로써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문용호 본부장은 이에 대해 “행사 후 직접 찍은 ‘인생 샷 사진’을 나눠주니 많은 직원이 SNS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그동안 잦은 투서로 마음이 흐트러진 부산지부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문용호 지역본부장이 화이통방송을 진행하는 모습.
혁신기술을 활용한 업무추진도 중요한 성과의 하나다. 문용호 본부장은 지금이 SNS 플랫폼 시대라고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홍보처에서 배포하는 공단 홍보자료를 페이스북에 업로드하고 있다.
특히 청사건물 도색을 하기 전에 3개의 모델을 제작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점이 주목된다. 당시 260명이 관심을 보이고 180명이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후 다수가 호응을 나타낸 안으로 도색을 완공하자, 최고의 만족도를 보였다.
‘화이통방송’은 이 같은 흐름에 방점을 찍는다. ‘1인 미디어’ 개념과 정확하게 상통하는 화이통방송을 통해 공단 소식과 주요 아젠다들을 공유하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부산 북구 모라동 사거리에서 브레이크가 파열된 레미콘차량으로 인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 등을 생방송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교통방송의 미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부산교통방송 전경. 제공=부산교통방송
문용호 본부장의 혁신에 대한 생각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바로 지역교통방송 혁신방안에 대한 의지표명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사회가 과거와 달리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일례로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포터블게임기 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미디어는 이제 단순히 음성 서비스나 음악재생 기능을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텍스트·사운드·비디오·데이터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를 어느 곳이나 시간에서든 상호작용해 이용할 수 있는 단계로 본격 전입하고 있다.
‘유튜브’가 언론 지형을 뒤흔드는 현상도 간과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제 모든 언론사에서 유튜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정치인·연예인 등도 유뷰버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문용호 본부장은 바로 이런 환경을 염두에 두고 부산교통방송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듣는 라디오 중심으로 편중된 교통방송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문 본부장은 “부산교통방송이 지역에서 청취율은 높지만 주요 청취계층이 상당히 한정적이다. 이에 따라 제공하는 콘텐츠도 교통정보 제공 및 트로트 음악 재생 등이 대부분을 이룬다. 청취층을 팝과 록음악 매니아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쌍방향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주파수 한계는 앱으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라디오와 TV의 영역이 허물어졌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상업방송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교통방송 출연자들을 유튜브에 출연시키는 것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을 실시간 스트리밍해야 하며, 이러한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며 16년 동안이나 정보계통에서 노하우를 축적한 문용호 본부장의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도로교통공단에 어떠한 형태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