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다큐 3일
사과 꽃이 흐드러진 5월, 충청남도 예산에 있는 여의도 면적에 3.7배에 달하는 인공 호수 ‘예당호’를 다녀왔다.
예산과 당진의 앞글자를 딴 곳 예당호(禮唐湖)는 만수면적 7000㎡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인공호수다.
광활한 예당호에는 280여 개의 좌대 낚시터가 펼쳐진다. 좌대 근처에는 수려한 호수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연둣빛 물푸레나무 들이 즐비하여 고즈넉한 경관을 선사한다.
호수에는 붕어, 잉어, 뱀장어, 가물치 등 민물에 사는 물고기 대부분을 잡을 수 있어 낚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장소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손님들의 발걸음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계속 찾아오는 단골손님들과 산란기를 맞아 다시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들로 호수의 여름은 시작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며 전 국민이 조심스레 문밖을 나서는 오월 초. 예당호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느긋한 아름다움을 찾아 호수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3일을 함께해 보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천으로 이곳 예산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3월 25일부터 4월 2일까지 휴장을 하였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문을 연 출렁다리를 건너보았다. 이곳 출렁다리는 402M로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흔들거리는 재미뿐 아니라 문화광장의 벽수, 폭포수, 야간경관, 황새알, 사과 조형물, 조각공원 등 다양한 조형물이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주변 풍광 또한 수려하고 접근성이 좋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흔들거리는 출렁다리 위를 건너는 모습은 조심스럽게 일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보여준다.
백제시대부터 시작된 수려한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이듯 호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예당호에서 2대째 어부로 살아오고 있는 박승언씨 부부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람에 운명을 맡기며 그 날 그 날 낚싯배를 띄울지 고민하는 어부의 삶.
바라보기엔 그저 찰랑이는 파도도 배 위에서는 엄청난 흔들거림이 되기에 늘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작업에 나선다.
다리가 불편한 남편과 귀가 불편한 아내는 저녁에 그물을 놓고 아침에 거두며 서로의 몸과 귀가 되어주며 함께 그물을 건져 올린다.
그들이 40 년 간 호수에서 건져 올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 담담한 삶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