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경우 채권 1백12억원을 책처럼 위장해 전달한 사람은 재무담당 팀장인 김아무개 부사장으로 밝혀졌다. 잘나가는 구조본맨으로 통하던 김 부사장은 삼성SDS 사채 발행, 에버랜드 사채 발행 등과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의 최아무개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두 차례에 걸쳐 현찰 50억원이 들어 있는 승합차를 운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나라당측에 전달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지난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현대차가 독자경영에 나선 뒤 초고속승진 가도를 달려온 최 부사장은 처음으로 암초에 부닥쳤다.
아리송한 건 LG그룹. 돈 전달자가 ‘정체불명’이다. 돈은 현금으로 ‘차떼기’로 건네졌는데 전달자는 없는 것. 검찰은 당초 “LG 구조조정본부의 이아무개 상무가 전달자 역할을 맡아 현찰 1백50억원을 전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LG 경영지원팀(과거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구조본의 전체 인원은 50여 명이다. 하지만 이씨 성의 상무는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아무개 상무는 구조본에 직함만 둔 채, 실제로는 출근을 하지 않는 구본무 회장의 개인비서가 아니냐는 추측이 오가고 있다.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