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에 위치한 에덴밸리리조트 루지 전경.
[일요신문] 양산시에 위치한 에덴밸리리조트가 루지시설을 설치·운영하면서 지목변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목변경은 토지세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탈세 의혹까지 일고 있다.
개발행위를 완료한 이후에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관리법)에 의해 해당 토지에 대한 지목을 변경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
하지만 에덴밸리리조트 루지는 이를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에덴밸리리조트 루지는 (주)신세계개발이 기존 스키장을 활용한 4계절 체육시설로 바꾸기 위해 마련한 시설로 유원지 내에 들어서 있으며, 2018년 7월 1일 개장했다.
이곳에서 지목이 변경되지 않은 필지는 모두 7개소에 이른다. 변경되지 않은 상태의 지목은 임야, 목장용지 등이며 면적은 약 602만 5609㎡이다. 공시지가는 2만 5000원이다. 인근 골프장은 체육시설로 변경돼 공시지가는 4만 9000원이다. 공시지가가 두 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공시지가에 의해 결정되는 토지세는 사용 목적에 따라 지목변경을 하지 않을 시에 그만큼 세금을 적게 부과받기에 자연스레 탈세가 이뤄지는 구조가 된다.
고수익을 올리는 에덴밸리리조트 루지가 탈세를 하기 위한 목적인지 단순한 지목 미변경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로 인해 약 2년여간 탈루한 세액은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특히 당초 목장이었던 스키장이 2006년 개장 이래 지목 미변경으로 탈세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은 무려 14년간으로 엄청난 세액을 관할 지자체는 거둬들이지 못했다.
양산시는 지목변경을 관장하는 지적소관청으로 미변경 시 직권으로 지목을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버젓이 영업활동을 해도 아무런 행정조치가 없는 상태다.
이토록 오랜 기간에 양산시가 정말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루지 준공 시기에도 알 수 있었던 아주 단순한 확인 작업을 놓쳤다면 이는 양산시 행정의 무능함이 여실히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양산시 관계자는 “건축물 사용허가 시 지목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파악해 보겠다”며 “사업주에게 지목변경을 요청하고 응하지 않을 시 직권으로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개발 측에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코로나19로 휴업상태여서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정민규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