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궁금한 이야기 Y’는 지난 11년간 궁금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함께했다. 하지만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묻다보면 언젠간 그 물음의 끝에 그들의 이야기를,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209회에서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생후 8개월 사랑이와 미혼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딸의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네 차례 재판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미혼부 자녀의 출생신고와 그들의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 결과 미혼부 자녀 간소화 법인 ‘사랑이 법’이 만들어져서 많은 미혼부 가정의 아이들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 후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사랑이 부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사랑이 아빠는 “저희 (사랑이) 출생신고가 끝나고 나서 그 다음 해에 사랑이 법이 만들어져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의 자녀들이 출생신고 하는 길이 열렸죠. 너무 기뻤고 너무 감사했죠”라고 말했다.
329회에서는 20여년 전 홀연히 사라진 ‘솔개트리오’ 리더이자 작곡가인 한정선 씨의 행방에 대해 쫓았다. 그는 2016년 여름, 인천의 한 공원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한정선 씨의 이야기가 방송된 후 그는 소식이 끊겼던 남동생과도 재회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정선 씨는 방송 이후 27년 만에 솔개트리오의 리더로 돌아왔지만 지난 해 12월 3일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오랜만에 그의 지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젊은 시절 동고동락했던 한정선 씨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리고 한정선 씨가 남기고 간 약 100곡의 미발표곡. 그가 남기고 떠난 것들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461회에서는 지난해 8월 한밤중에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여성들의 이름을 부르며 성적인 이야기를 했던 의문의 여성 지영이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당시 지영 씨가 전화를 건 경기도 광주의 한 공중전화에서 밤새 그녀를 기다렸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제보를 기다리며 방송을 냈고 지영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의 전화가 쏟아졌다. 많은 사람들의 제보를 받은 결과 그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한 제보자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어플에서 (확인해보니) 공중전화라고 뜨고 스팸 신고가 몇 건 돼 있길래 검색 해보니까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송했던 적이 있던 번호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지나칠 수 있었지만 혹시나 한 마음에 한 제보는 이렇듯 결정적인 제보가 됐다.
지난 11년간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1436개의 이야길 마주했고 그 이야기 속에서 1만 4451명의 사람들과 1만 2446개의 제보를 마주했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사회의 테두리에 있지 못하고 소외된 이들도 우리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져왔다.
사랑이와 미혼부 아빠, 세상을 떠난 솔개트리오 한정선 씨, 의문의 여성 지영이 등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후속 취재하며 그 물음의 끝에서 지난 11년간 그들이 남긴 이야기들에 대해 들어보고자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