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량 작가. 사진=갤러리그림손 제공.
[일요신문] 이태량 개인전이 6월 10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그림손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5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 상하이 레인보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상하이 개인전에 이어 동시에 진행되는 전시로 연작 시리즈이다.
상하이 전시는 2019년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아트페어의 참여 계기로 레인보우아트센터에 초대전을 받게 됐다. 상하이 대규모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동시에 서울에서도 전시를 하는 이태량 작가는 상하이에서 보여주지 않은 또 다른 색깔의 명제형식 추상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태량 작가는 20년 이상 존재와 사고를 중심으로 추상작업을 펼쳐왔다. 존재와 사고, 명제형식이란 주제를 가지고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존재와 사물은 시각적으로 형태가 있지 않다. 형태가 있지 않으며, 이미지가 없는 존재와 사고를 인간이 사용하는 문자, 부호, 숫자, 기호와 작가의 액션페인팅 행위를 통해 작가만의 존재와 사고를 시각적으로 캔버스 위에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모든 문자, 숫자, 기호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단순한 추상적 이미지로 표현하길 바라며, 이 모든 조합이 캔버스라는 우주 안에 인간의 존재와 사고를 추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명제형식은 언어와 세계(우주), 표현, 작가의 세계(작가의 정신)를 명확히 설정하고자 함이다.
작품을 하는 과정은 수많은 생각과 구상을 한 후에 즉흥적인 표현으로 완성되기도 하며, 다시 그 위에 덧칠과 지우기, 쌓기를 반복하여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즉흥적인 액션페인팅은 많은 구상과 이미지를 구축한 후에 나타나는 행위이므로, 추상작업은 구상적 이미지를 머릿속에 갖추고 작품을 완성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단시간에 작품이 완성될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주제에 대한 많은 고찰이 필요하다.
작가의 작품에 사용되는 색은 에너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경계의 침투·파열 같은 양상과 결합해 더욱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 작가의 명제형식 주제는 비트켄슈타인의 ‘명제의 일반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작품에 표현된 문자와 숫자, 부호, 기호 등은 비트켄슈타인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작품 안에 넣은 것이다.
작가는 우주의 모든 것을 캔버스 안에 담고 있다. 인간과 철학, 존재, 명제 등의 사고를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레이션 및 프로모션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태량 작가의 이번 전시에서 보다 다양한 관점의 추상을 느끼길 바란다.
이태량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내게 있어 작업은 ‘좋은 작업을 해야 한다’ 라는 명제에 대한 시도가 아니라 ‘좋은 작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 그 자체”이라며 “내 그림형식의 명제가 그림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은 본질은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이기에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하려는 것을 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하나의 논리적 판단이나 근거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명제는 아니다. 말해질 수 있는 것은 오직 명제를 통해서만 말해질 수 있으며 따라서 모든 명제를 이해 하는데 필요한 어떤 것도 말해질 수 없다”며 “결국, 내 그림은 중요하지 않으며 정작 중요한 것은 내 그림 밖의 모든 것들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작업은 갖가지 조형기호들(크로스, 아라비아숫자, 알파벳, 인체, 도형기호, 픽토그램 등)을 조합하고, 해체하고, 재생하고, 삭제하는, 집합과 발산의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마치 낙서의 시적 의미를 존중하듯 단순하게 자유의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물질과 상응하는 인식 가운데 행위 전체의 목적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태량 작가 명제형식 Propositional Form (갤러리그림손, 서울) 포스터. 사진=갤러리그림손 제공.
주요 개인전
△2020 명제형식 Propositional Form (갤러리그림손, 서울), Propositional Form (Rainbow Art Center, 상하이, 중국), 말하여 질 수 없고, 단지 보여질 수 있는 것에 대하여 (갤러리마리, 서울)
△2019 안다는 것을 안다는 것 (카라스 갤러리, 서울), 명제형식 (갤러리초이, 서울)
△2018 명제형식-무경산수 (갤러리이마주, 서울), 논리적 그림 (카라스 갤러리, 서울)
△2017 의미하지 않고 낭비되는 기호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6 명제형식-무경 (키스갤러리, 서울), 명제형식-무경 (국회의사당, 서울), 내부로부터의 경계 (윤아르떼, 상하이, 중국)
△2015 모든 불가능한 것의 존재 (갤러리이마주, 서울), 나는 사정이 그러하다는 것을 안다 (롯데호텔갤러리, 서울)
△2014 독백과 침묵의 발각 (갤러리그림손, 서울), 세계_존재하지 않는 가치 (갤러리소항, 헤이리)
△2013 명제형식 (Galerie TrES, 낭트, 프랑스), 모순명제 (갤러리소항, 헤이리)
△2012 가변적 욕망 (갤러리고도, 서울)
△2011 몽골그리기 (아산병원갤러리, 서울), 철암그리기 (철암역갤러리, 태백), 사물과 사실 (갤러리가산, 분당)
△2010 나눌 수 없는 (갤러리고도, 서울) , 존재와 사고 (갤러리송움, 서울)
△2009 무규정적인 것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3 가치 (갤러리가산, 서울)2000 존재와 사고 (동주갤러리, 서울)
△1997 존재와 사고 (동주갤러리, 서울)
△1995 존재와 사고 (서호갤러리, 서울)
주요 아트페어
△2019 상하이 아트플러스 (SWEECC, 상하이, 중국), 아트센트럴 홍콩 (센트럴 하버프론트, 홍콩)
△2018 아트센트럴 홍콩 (센트럴 하버프론트, 홍콩), KIAF (코엑스, 서울),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17 싱가폴 컨템포러리 아트페어 (선텍 컨벤션, 싱가폴), 아티스트 앙데팡당 (그랑팔레, 파리, 프랑스), KIAF (코엑스, 서울),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16 상하이아트페어 (상하이, 중국), KIAF (코엑스, 서울), 싱가폴 컨템포러리 아트페어 (선텍 컨벤션, 싱가폴),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15 컨템포러리 아트루르 (에쎈, 독일), KIAF (코엑스, 서울), 베를리너 리스테 아트페어 (베를린, 독일),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아시아,컨템포러리 아트쇼 (메리어트호텔, 홍콩)
△2014 KIAF (코엑스, 서울),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13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 (메리어트호텔, 홍콩), KIAF (코엑스, 서울),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파운틴 아트페어, 아모리, 뉴욕, 미국
△2012 KIAF (코엑스, 서울), 뉴욕 아트페어 (맨해튼, 뉴욕, 미국), 뉴칼레도니아 아트페어 (누미아호텔, 뉴칼레도니아)
김재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