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더니 올해 초 사람들간에 오가는 새해인사는 ‘로또 되세요’란다. 이 말 속에는 단순히 로또번호에 당첨이 된다는 것 이외에도 건강, 재물 등 ‘덕담’이 포함돼 있다는 게 사람들의 얘기다.
그러나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로또 되세요’라는 말에 의존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들은 평생 동안 로또 1등에 한 번 당첨될 확률이 평생 자신이 벼락 맞을 확률(50만분의 1)보다 열 배 이상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요신문>은 재테크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있는 국내 3대 시중은행의 재테크 팀장을 차례로 만나봤다. 국민은행의 김재욱 팀장, 우리은행 김인응 팀장,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 등이 만남에 응했다. 이들은 모두 10년 이상을 은행에 몸담으며, 이 중 대부분의 시간을 ‘재테크’에만 매진한 최고의 은행 재테크 베테랑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어느 세월에 종자돈을 모아 부자가 되겠느냐”는 생각부터 과감히 버리라고 충고했다. 또 이들은 “확실하다는 말만 믿고 빚을 지면서까지 재테크를 하는 것은 신용불량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은행 전문가 3인의 입을 통해 부자대열에 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은 “샐러리맨에게 공짜 인생역전은 없다고 마음을 다 잡으라”며 말문을 열었다.
서 팀장은 우선 목돈을 단기로 굴릴 것인지, 장기로 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가 전하는 최고의 목돈 굴리는 방법은 은행의 절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
장기로 목돈을 굴릴 때에는 1인당 최고 6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세금우대저축에 가족 명의로 최대한 많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또 1년 이내 단기로 돈을 굴릴 때에는 시중은행 보다는 신용협동조합과 농수협단위조합, 새마을금고에서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이 유리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조합예탁금을 이용하면 1인당 2천만원까지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농어촌특별세 1.5%만을 내면 되기 때문.
은행의 세금우대저축의 경우 기본적으로 1년 이상을 가입해야 하지만, 조합예탁금은 1개월 이상만 가입해도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서 팀장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안정형을 택하라고 충고한다. 여유자금의 20% 이내에서 원금보장형에 투자하라는 것. 그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오는 3월부터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인 ‘모기지론’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
‘모기지론’은 주택을 구입할 때 일부 대금을 치르고 나면, 그 집을 담보로 10년에서 최장 20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을 적절히 이용할 경우 집값의 30%만 내면 장기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 및 재테크를 할 수 있다고 서 팀장은 말한다.
특히 모기지론이 도입되는 올해부터 15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하면 1년 동안 상환한 은행 대출이자에 대해서 1천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주어질 예정이다.
국민은행 김재욱 재테크팀장은 “은행상품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로 레이더를 넓혀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이상 재테크를 해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부동산이나 해외펀드, 후순위채권 등으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충고한다.
그가 전하는 부동산 재테크는 아파트 청약과 상가부업 등이다. 특히 아파트가 상가 중에서도 경매로 나온 물건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잘 찾아보기만 하면 성공적인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초호화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부유층에 속한다고 생각이 되면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봤다. 그가 추천하는 방법은 높은 수익률은 올리기 어렵지만, 세금 부담이 적고 안정적인 수요처로 각광받는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재테크를 잘하기 위해서는 수입보다는 지출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달 들어오는 돈은 한정이 돼있는 반면, 나가는 돈은 매달 유동적이기 때문에 ‘짠돌이 정신’을 갖고 몇 달 동안 지출을 조절하면 적더라도 종자돈이 모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팀장은 “주위에서 확실하다고 하더라하는 얘기만을 믿고 빚을 내 투자를 했다가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른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며 빚을 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