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식객2> 포스터 |
서울 강동구에서 한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 아무개 씨. 그는 최근 종업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홀 서비스를 맡고 있는 직원이 팁(봉사료)에 목숨을 건 나머지 자신 몰래 손님들에게 서비스 메뉴를 퍼나르면서 식재료 원가가 크게 올라 수익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강 씨는 “따로 불러내 주의를 줬지만 이후에도 몰래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만두게 하고 싶지만 문제의 직원을 찾는 손님들이 많고 대체할 직원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창업자들은 창업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그 중에서도 종업원 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손님을 대하는 직원들은 점포의 얼굴이자 운영자의 또 다른 분신과 다름없는 존재인데 자신의 마음처럼 쉽게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청 인근에서 쌀국수전문점 호아빈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환 씨(42)도 개념 없는 직원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 평소 복장불량 등 자주 지적을 받던 직원이 어느 날은 손님에게 주문을 받던 중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은 것이다. 문제의 직원은 손님의 황당한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를 당당히 마쳤고 심지어 문자메시지까지 보냈단다. 이후 경고했지만 불량한 자세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고 결국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김 씨는 “불량 직원은 점포 전체의 분위기를 흐려놓고, 다른 직원들은 물론 손님까지 불쾌하게 만든다”며 “나쁜 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일찌감치 해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운영의 편의성을 위해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을 종업원으로 채용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던 주부 최 아무개 씨는 함께 일하던 여동생의 남편, 즉 제부(弟夫) 때문에 급기야 가게 문을 닫고 말았다.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해야 했던 최 씨는 가족이 더 믿음직하다고 생각, 쉬고 있는 제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변에 경쟁 점포가 없는 데다 최 씨의 손맛이 더해져 장사는 잘됐다. 그런데 6개월이 넘어서면서 가게 장부는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희한한 일은 손님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던 것. 이상한 생각에 최 씨는 점포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다른 아닌 제부가 금고에서 몰래 돈을 빼돌리고 있었던 것. 큰 충격을 받은 최 씨는 몸져누웠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점포도 문을 닫고 말았다.
이렇듯 나쁜 종업원은 손님을 떨어뜨리고, 수익을 악화시켜 최악의 경우 점포 문을 닫게 만든다. 그렇다고 단순히 종업원을 해고시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점포 운영에 긍정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서울 여의도의 한 유명한 고깃집은 파격적인 성과급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주말 매출 전부를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오피스가 음식점은 주5일근무의 특성상 주말 매출이 신통치 않아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음식점은 주말에도 평일과 다름없는 영업시간을 고수한다. 365일 열려 있는 매장은 휴일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물론 주말 외식을 위해 찾은 가족단위의 손님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었고, 열심히 일한 만큼 대가를 돌려받을 수 있어 직원들의 충성심 역시 높아지면서 음식점은 주말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운영자가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신뢰와 존중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육식당 착한고기 광명하안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동수 씨(47)는 “운영자는 자신의 첫 번째 고객이 종업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님을 대하듯 종업원을 존중하고 진심을 다해서 대하면 그러한 노력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되고 결국은 높은 매출로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정 씨는 종업원을 부를 때 “○○○님, ~ 좀 해주세요” “~ 좀 부탁드려요” 하는 식으로 항상 존칭을 사용하는데 직원들 역시 손님들에게 공손한 자세를 취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점포에서 일하고 있는 7인의 종업원 중 4인이 개업시부터 줄곧 함께 일해 온 사람들인데 손발이 잘 맞아 일하기가 수월하단다.
직원 채용시 바른 태도를 보이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치킨호프전문점 사바사바치킨 길동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호 씨(43)는 “면접을 볼 때 급여조건과 휴무일부터 따지는 사람은 대개 채용 후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근무환경이나 일의 내용 등을 꼼꼼히 물어보는 사람은 성실한 종업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사회에 다시금 진입하려는 30~40대 주부층을 택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쌀국수전문점 호아빈 시청점에서 일하는 한 주부는 2007년 뒤늦게 외식업에 뛰어들었지만 매장의 매출을 올려주는 일등공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주부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 손님의 반복 방문을 유도하고 단골의 경우 식습관을 꼼꼼히 기억해뒀다가 일대일의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의 진가는 손님이 불만을 제기했을 때 발휘된다. 불만사항을 ‘빛의 속도’로 해결하고, 나갈 때는 반드시 웃으며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특기라고. 그의 역할에 매출이 꾸준히 오르면서 3년 만에 매니저로 직급이 올랐고, 급여도 입사 때보다 70%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종업원이 점포의 분위기와 매출 등 전반적인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거나 365일 감시의 태도를 취할 수도 없다. 물론 직원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직원들도 결코 운영자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운영자는 무엇보다 직원을 내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운영자는 직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신뢰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성공한 운영자 곁에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직원이 있게 마련”이라며 “이러한 직원은 단골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원의 역할 모델이 되는 등 운영자에게 소중한 자산이므로 직원 관리에 보다 신중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Tip 좋은 종업원 만들기
① 직원이 먹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라
②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히 보상하라
③ 종업원의 경조사를 반드시 챙겨라
④ 회식은 주기적으로 실시하라
⑤ 종업원 앞에서 가식을 버려라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