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 ||
국내 건설시장의 선두자리를 두고 대형 건설업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선두경쟁에 나선 기업은 현대, 삼성, LG, 대림, 현대산업개발 등 5곳. 이들은 현재 최악상황에 이른 건설경기가 올 봄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서울의 경우 강북개발이 본격화되는 데다, 수원-기흥-부천 등을 연결하는 수도권벨트의 건설개발이 시작되고, 지방개발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분석돼 건설업계를 들뜨게 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현재 경쟁전략으로 내세운 핵심은 첨단형 건물. 특히 건설시장의 꽃이라 불리는 주택시장에서는 ‘최첨단 공간’ ‘분양률 100% 달성’을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의 주도권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 건설시장의 최강자는 토목, 플랜트건설 시장에서 단연 선두인 현대건설. 건설업의 특성상 단순히 매출액을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정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현대건설은 매출액과 시공능력 등에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한다.
지난 2002년 12월을 기준으로 현대건설의 매출은 5조4천억원대. 현대건설의 뒤를 이어 매출 3조원대 규모의 업체들이 2위권을 형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위권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곳은 대우건설(매출 3조4천억원대), 삼성물산(3조3천억원대), LG건설(3조1천억원대) 등.
여기에다 최근에는 과거 재벌그룹의 계열사였으나, 상대적으로 건설업에 치중하지 않았던 업체들이 특화된 상품을 주력으로 건설업계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매출 2조6천억원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가하면, 주택시장의 총아 현대산업개발이 매출 2조3천억원대를 기록하면서 건설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고, 이어 포스코건설(1조4천억원대), SK건설(1조4천억원대), 두산건설(1조3백억원대) 등이 선두권에 오르기 위해 총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매출규모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천차만별. 매출 규모 1위인 현대건설의 경우 순익이 1백90억원대에 그친 반면, LG건설은 1천6백억원,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각각 1천2백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외화내빈의 기업도 있다. SK건설의 경우 지난 2002년 총 1천9백억원의 적자를 냈는가 하면, 두산건설도 1천4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이들 기업의 경우 적자를 기록한 요인이 대부분 부지 등을 구입하는데 투입한 막대한 부채 때문. 영업이익은 났지만 금융비용이 높아 적자를 낸 케이스가 대부분이어서 올해부터 이들 기업도 흑자경쟁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이 올해 총력을 기울이는 분야는 주택시장. 주택시장은 지난해까지 분양률이 저조했지만 점차 매기가 살아나고 있어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초첨단화 아파트’ ‘지방시장 공략’ 등을 내걸고 주택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첨단형 아파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고 나선 곳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LG건설, 대림건설 등 주택시장의 메이저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그동안 실적과 브랜드가치에서 선두다툼을 벌여온 라이벌관계여서 그 어느 때보다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2월 중순 입주 예정인 서울시 마포구 강변현대홈타운 아파트를 필두로 첨단형 아파트붐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마포 강변아파트는 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홈네트워크’ 시범단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물산도 첨단 아파트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방배3차 아파트를 첨단형 아파트의 선발대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단지는 정통부로부터 건설업계 최초로 초고속 정보통신분야의 특등급 아파트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선두권을 넘보고 있는 LG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잇따라 첨단 시스템을 갖춘 아파트를 선보이겠다는 시장전략을 내놓고 있다.
LG건설 관계자는 “방배동에 건설중인 LG방배자이아파트의 경우 외부에서 휴대폰을 이용해 집안의 온도, 조명, 가스밸브 등을 조절할 수 있고, 각 세대간에 화상통화 등이 가능한 시큐리티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 시스템을 개발, ‘아이 하스’(IHAS)라 명명했다.
건설업체들은 지방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분양시장 열기가 다소 가라앉으면서 더 이상 수도권 지역에 집착하지 말고 실수요자가 많은 지방을 공략키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포스코건설은 전체 아파트 보급 물량의 80%가량인 2천8백66가구를 지방에서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서울, 경기 지역에서는 4천7백여 가구를 공급하지만, 경남, 대구, 부산 등 지방에서 이보다 두 배에 가까운 9천4백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LG, SK, 현대, 삼성 등도 내달부터 지방에서 줄줄이 아파트분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