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채널A 서민갑부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정민 씨의 세차장은 겉으로 보기엔 일반 세차장과 다르지 않지만 잘 손대지 않는 엔진룸부터 시트와 에어컨 틈새, 그리고 도장면의 철분까지 청소해주는 디테일링 세차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선 미세한 틈을 청소하기 때문에 장비도 독특한데, 정민 씨는 면봉과 각종 붓으로 먼지 한 톨도 깨끗하게 제거한다. 거기에 여름철에는 발수력을 높이고 겨울철에는 정전기를 예방해주는 물 왁스를 직접 배합해 발라준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디테일링 세차를 통해 얻는 수익은 5만~10만 원 선으로 하루 작업 가능한 차량은 5대 정도다. 직원을 둘 법도 하지만 자신을 믿고 맡기는 고객들을 생각해 직접 하다 보니 100%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정민 씨의 세차장이 특별한 것은 세차 방법뿐이 아니다. 자동차 정비소에서나 볼 수 있는 리프트가 마련되어 있는데 세차장을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자동차 점검도 해주고 있다.
여기에 간단한 흠집 제거는 물론 공기압 체크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이러한 ‘퍼주기’ 서비스와 친절함으로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며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
과거 해군 특수 잠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에서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던 정민 씨는 천안함 사건 등 크고 작은 작전에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고 선박과 화물을 구하는 일을 도맡았다.
하지만 구조 작전 중 허리와 무릎을 다친 후 전역을 하게 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관련 일을 찾다 향후 오랫동안 일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세차장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무렵 정민 씨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풍차 돌리기 적금’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는데 장사하면 늘 현금이 들어온다는 장점을 살려 하루에 만 원씩 저축하는 통장을 만들기로 해 1년 동안 통장의 수를 15개까지 늘려갔다.
그 결과 매월 1개 이상 적금만기가 돌아왔고 다시 그 돈을 예치하며 굴린 결과 5년 만에 5억 원을 모으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 갑자기 집안이 기울며 산동네와 지하 단칸방을 전전하고 살았던 아픔이 있었던 정민 씨는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돈으로 가장 먼저 건물을 짓기 위한 땅을 샀고 지금의 12억 건물주가 될 수 있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