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씨가 쿠키에 ‘필이 꽂힌’ 것은 호주 유학 시절. 그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2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쿠키와 머핀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단다. 귀국해 특급호텔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던 임 씨는 자주 이용하던 인근 커피숍의 쿠키가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어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이 눈에 들어오더란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는 직접 만든 쿠키를 가지고 커피숍을 찾았고, 쿠키를 맛본 사장은 지속적인 납품이 가능한지 물어왔다.
“그렇게 우연히 투잡 생활이 시작됐는데 본업보다 부업이 더 즐거운 거예요. 결국 더 큰 가능성을 찾아 직장인이 아닌 사업자로의 길을 택하게 됐죠.”
지난해 12월, 거주지인 경기도 시흥시에 66㎡(20평) 규모의 작업장을 차리고 본격적인 쿠키 제조에 나섰다. 오후에는 직접 커피숍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영업도 했다. 그는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네 사람이 한 조각씩 나눠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쿠키를 만드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거래처는 물론 소비자 만족도까지 이끌어냈다. 특별한 시즌에는 선물용 세트 제품을 제작, 주문을 늘렸다.
임 씨의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포함해 900만 원 정도. 저렴한 점포를 구하고 중고 기계를 구비하는 등의 노력으로 알뜰 창업이 가능했다. 현재 월 순수익은 150만~200만 원으로 많지 않지만 매출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단다. 임 씨는 앞으로도 자격증을 취득할 생각이 없다.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유로운 재료 선택이 가능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