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측되는 차량. YTN 뉴스 캡처 |
국내외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뤄진 이번 방중에는 삼엄한 철통경비와 초호화 행보가 잇달아 포착되어 관심을 끌었다. 중국이 ‘김정일 모시기 전쟁’에 들어갔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방중 직전부터 중국 공안당국은 국경지역에 1급 경비체제를 가동하고 김 위원장의 동선에 따라 인근 도로와 고속도로를 폐쇄하는 등 초특급 경호작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단둥에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의 경찰이 촘촘히 배치되는가 하면 인근 강에는 철교 주변을 감시하는 경비정들이 출현했다. 당연히 단둥역 주변 도로 통행은 전면 금지됐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5시 20분(현지시간) 북중 국경도시인 단둥역에 도착했다. 과거 총 6번의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번에도 배나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열차를 이용해 국경을 넘었는데 그의 전용열차는 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방폭장치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6시쯤 김 위원장은 랴오닝성의 최대 항구도시인 다롄으로 이동했는데 이때는 중국 측이 제공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62를 이용했다. 그가 이용한 마이바흐는 12기통 5.5ℓ 엔진을 달고 640마력의 출력을 내는데 12개 이상의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으며 총알이 튕겨 나가는 방탄유리와 특수방화 처리가 되어 있다. 또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프리세이프 기능이 장착되어 있으며 타이어 4개가 한꺼번에 펑크가 나도 시속 80㎞로 1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 측은 김 위원장의 보안을 위해 김 위원장이 이용한 300㎞의 단둥~다롄 고속도로를 전날 밤부터 일제히 통제했다.
앞서 압록강변과 단둥 시내에 소재한 호텔에서도 외국인 투숙객을 강제로 내보내는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다롄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다롄 시내의 최고급 호텔인 푸리화 호텔에 묵었는데 30층짜리 신관 전체를 4일 오후 7시까지 통째로 빌렸다. 김 위원장이 묵은 방은 주인방·부인방·서재·미니바·증기탕 등이 갖춰져 있는 750㎡(약 227평) 규모의 ‘총통방’으로 호텔 전체에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되고 호텔 커피숍과 식당 등 부대시설 등은 영업이 전면 중단됐다. 이 방의 하룻밤 투숙료는 240만 원으로 신관에 306개의 객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북측이 지불해야 할 숙박료는 5000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초호화 숙박시설과 고급 승용차, 지원차량 등 방중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중국 측이 모두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철통 경호를 받으며 베일에 싸인 일정을 소화했던 김 위원장이 일부 공개행보를 벌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3일과 4일 모두 다섯 차례 외출한 김 위원장이 탄 차량에는 승용차 10대와 25인승 중형버스 10대, 경호차 10대, 앰뷸런스 등 35대 이상의 대규모 행렬이 따라 동선이 노출됐다.
김 위원장은 단둥, 다롄, 톈진을 거쳐 베이징까지 사흘 동안 약 1200㎞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는데 이번이 그의 마지막 방중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