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직장인 남성 Y 씨. 대학생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인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사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다. 고교 3년 동안 상위권 성적이었지만 어쩌다 시험을 잘못 보는 바람에 학벌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하지만 워낙 성실하고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 좋은 회사에 거뜬히 들어갔고 지금은 학력 빵빵한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자기 학벌에 대해 한 번도 위축된 적이 없던 그가 요즘 들어 ‘재수를 해서라도 일류대에 들어갔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여성을 몇 번 소개 받으면서 그 사람이 가진 본성이나 장점과는 별도로 학벌에 의해 판단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서 몇몇 여성이 ‘학벌이 안 좋으니까 성실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갖고 보는 것도 느꼈다.
제인 오스틴의 연애소설 <오만과 편견>에선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다아시 사이의 미묘한 감정의 줄다리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제목처럼 ‘오만과 편견’으로 인해 상대의 진면목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갈등을 겪는다.
남녀 관계는 순수한 사랑으로 맺어지는, 이상적인 관계일 것 같지만 많은 경우 사회적 통념들에 의해 설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사회적 통념이라는 것이 반드시 옳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 유학 가면 생활이 문란하다?
유학 경험이 있는 U 씨도 사회적인 편견으로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얼마 전 친구 소개로 미팅을 했는데, 상대 남성이 “여자 유학생들은 생활이 문란하다면서요?”라면서 백인 남자는 만나봤느냐, 몇 명과 연애를 해봤냐고 묻는 것이었다.
유학 간 여자들이 문란하다는 것은 외국에서 자유롭게 살다 보니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부모님과 함께 살면 행동거지가 반듯해지느냐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유학 다녀온 여성은 문란할 것’이라 볼 것이란 생각에 U 씨는 이성과의 만남에 대해 상당히 위축된 상태다. U 씨 자신이 아무리 당당하다해도 대다수 남자들이 U 씨를 향해 ‘문란한 여성’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을 거란 생각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렇듯 편견은 진실에 대해 눈멀게 한다. ‘좋은 사람’이란 사회적 통념의 기준으로 찾아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내 짝을 찾는 기준은 나와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남자는 외모, 여자는 경제력을 본다고 하니 세상 남자들은 얼굴만 밝히고, 여자들은 돈만 밝힌다고들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좋은 사람 못 만나는 게 돈이 없어서라고 여기는 남자들이 많다. 여자들은 성형을 해서라도 좋은 외모를 가지려고 한다. 이러다 보면 정작 자신만이 가진 매력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자신만을 좋아해줄 수 있는 이성을 잃게 되는 것과도 같다.
좋은 인연을 만나려면 우선 ‘내 마음이 얼마나 열려 있느냐’가 중요하다.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려는 노력이 커야만 내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좋은 짝을 만날 수 있는 법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