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정석…언택트 여행지로 각광받는 경주
[경주=일요신문] 폭염이 기승을 불리고 있다. 늦은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보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면서 안전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산, 바다, 숲, 이색체험 등 일상에 지친 심신의 힐링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금상첨화다.
인파로 북적대는 떠들썩한 곳이 아닌 호젓하게 자연 속을 걸으며 가족과 함께 저절로 힐링이 가능한 곳,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청정 동해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와 세계적인 클라스를 자랑하는 역사 유적지 속에서 스토리텔링 체험이 가능한 곳,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 이곳이 바로 ‘경주’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공부 체험학습은 ‘덤’이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 경주에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온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가장 익숙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코로나19 시대 여행지로 제일 적합한 곳, 경주. 다시 경주 여행이 대세다.
# 청정 동해의 보석, 경주 바다 드라이빙 투어
45㎞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청정 동해 바다를 품고 있는 경주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거리까지 어디에 내 놓아도 부족함이 없다. 31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오류고아라해변, 전촌솔밭해변, 나정고운모래해변, 감포 깍지길, 봉길대왕암해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관성솔밭해변까지 멋지고 시원한 바닷가 드라이브 코스가 1시간 정도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경주 동해바다는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언택트 여름 휴가지다. 호젓한 경주 바다만의 독특한 매력을 맛 본 사람이라면 꼭 다시 찾게 되는 개성 넘치는 늦여름 바다로 GO! GO!
-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 양남 ‘주상절리’
부채꼴 주상절리
제주도에만 주상절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의 해안을 따라 형성돼 있다. 조망공원 내 우뚝 솟은 전망대에 오르면 자연이 연출한 조각품이라 일컬어지는 천혜의 비경, 주상절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꽃 봉우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눈 앞에 가득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주상절리가 압권이다. 신비로운 주상절리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은 꼭 한번 쯤은 봐야 할 특별한 경험이다.
- 해파랑길 따라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해안 트레킹 코스’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 길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770㎞에 달하는 해파랑길. 경주 구간에는 눈과 귀가 동시에 시원해지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해양 명소들로 넘쳐난다.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감상하며 걷는 ‘주상절리 파도소리 길’은 1.7km 구간의 여유로운 트레킹 코스다. 파도소리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읍천항 벽화마을을 만난다. 운치 넘치는 어촌 갤러리에 시선을 뺏기며 조금만 더 걷다보면 탈해왕길 해수 트레킹 로드가 기다린다. 경주 동해바다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감포 깍지길이 단연 압권이다. 깍지길의 ‘깍지’는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의미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제 맛이다. 별을 관찰하는 마을이라는 뜻의 ‘관성솔밭해변’도 빼놓을 수 없다. 밤하늘 별자리를 따라 걷다보면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되는 여름밤 환상여행이 가능하다.
- 소확행 여름을 즐기고 싶다면 ‘연동어촌체험마을’
에메랄드 빛 바다를 눈에 담는 걸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연동 어촌체험마을로 가자. 투명한 바다 속을 누비는 스노쿨링,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 바다낚시 등 작지만 가장 확실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의 여름 휴양지다.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가족과 함께 조용히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바다 놀이터다. 또한 푸짐한 해산물 먹거리와 전용 숙소인 연동어촌마을 펜션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 캠핑이 대세다. 바다와 솔숲에 숨겨진 카라반, ‘오류 캠핑장’
오류캠핑장 카라반
경주 바다 해변은 솔숲 야영으로 유명하다. 특히 오류 고아라 해변은 100년 이상 된 해송숲 속에 6명이 동시 이용 가능한 최신형 카라반 28대와 8면의 캠핑 사이트는 물론 어린이 놀이터, 세척실, 샤워장, 흔들의자, 주차장 등 전국 최고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 연인과 함께 솔숲 아래에서 바다 내음을 맡으며 프라이빗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부지런해야한다. 매월 1일에 다음달 예약이 가능하다. 주말, 성수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마감되니 참고할 것.
# 경주 여행 2부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경주의 야경속으로
금장대 야경
경주여행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 하나. 낮 동안의 경주 여행이 만족스러웠다고 밤 여행 일정을 제외한다면 경주의 절반만 즐기고 가는 것과 다름없다. 해가 지면 천년의 시간이 스며든 경주의 문화재들이 화려한 조명 옷을 입고 관광객의 인생샷을 위해 야근에 들어간다. 형산강변의 금장대는 최근 경주 8색으로 조합된 화려한 새 조명으로 경주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비친 금장대의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금장대에 오르면 경주 시가지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대도시의 화려한 야경이 아닌 아담하고 은은한 고도 경주의 야경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월정교 야경
경주를 찾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과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세계적인 클라스를 자랑하는 야경의 고귀한 자태에 취해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여름밤 더위는 저만치 물러간다. 동부사적지에는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는 첨성대를 만나볼 수 있고, 계림 숲을 지나 교촌마을로 들어서면 월정교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설화가 담긴 월정교의 교각과 문루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지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야경이 드러난다. 신라 이후 경주 천년의 상징인 경주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에 부활해 천년고도의 새로운 야경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른 야경명소와 달리 시가지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향일문을 중심으로 화려한 조명을 뽐내고 있다.
# 푸르름 가득 머금은 산과 숲…힐링 여행
- 맑고 깨끗한 자연으로의 초대…‘토함산 자연휴양림’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토함산 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 121㏊ 산림의 울창한 나무 그늘 사이로 ‘숲속의 집’, ‘국학관’, ‘화랑관’ 등 전체 9동 23실로 구성돼 있으며, 40개의 데크 야영장과 숲 체험장, 산책로가 널찍하게 흩어져 있다. 다람쥐·딱따구리 등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을 직접 체험하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여름 휴양지로 제격이다. 그 밖에도 야생화 단지, 관찰 데크로드, 지압로, 조류사, 표고버섯 체험장,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에 물놀이장도 마련되어 있어 ‘숲에서 즐기는 물놀이’라는 이색적인 체험도 할 수 있다. 차로 5분 거리에 풍력발전소가 있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이천년 역사와 정기를 품은 토함산의 수려한 풍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가장 오래된 소나무로 뒤덮힌 신화의 숲…‘삼릉숲’을 만나다
삼릉숲
남산 자락 초입에 신라의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 3개의 능이 있는 삼릉에는 구불구불 제 멋대로 휘어진 소나무가 빼곡하다. 흔한 소나무 숲이 아니라 왕들의 무덤을 지키는 신라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소나무들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감탄하며 보았던 소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빛내림을 보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유일무이한 삼릉숲에서의 멋진 사진을 얻고자 한다면 이른 새벽에 도착해 역광 상태에서 촬영해 보자. 순광일 때보다 은은하고 환상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피톤치드 가득한 ‘건천 편백나무 숲내음길’
건천 편백나무 숲내음길
건천읍 송선리에 가면 피톤치드를 몸 속에 듬뿍 담아올 수 있는 힐링 숲길이 있다. 바로 단석산 자락에 자리한 ‘건천 편백나무 숲내음길’이다. 시원스레 뻗은 편백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500미터 가량의 산책로에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고 정자도 2곳 마련되어 잠시 앉아 쉬기도 좋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코로나19 시대에 조용하게 힐링하기 좋다.
# ‘2020 세계유산축전’-경북
‘인류의 문화가치 경북에서 꽃피다’라는 주제로 세계유산축전이 이달 29일까지 안동과 영주, 경주에서 열린다. 경주에서는 봉황대에 설치된 야외전시장에서 석굴암 본존불을 재현한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천년유산전’이 전시되고, 봉황대 야외전시장에서는 매주 금·토에 ‘新신라오기 퍼포먼스’, ‘세계유산 버스킹’, ‘유상곡수연 재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부사적지 첨성대 일대에서도 매주 금·토 ‘신라의 우주를 보다’, ‘세계유산 달빛기행’ 등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