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심한 관절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것이 관절주사. 효과는 좋아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절주사는 모든 관절염 환자가 맞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상의해서 필요한 환자만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종 관절주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고 주사할 때 피부의 세균이 관절 내로 침입해 ‘화농성 관절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당뇨 환자나 다른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감염 고위험군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관절주사에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스테로이드와 하이알루론산이라는 두 가지다. 흔히 말하는 ‘뼈주사’는 이름처럼 뼈에 놓는 것이 아니라 뼈와 뼈 사이에 주사를 놓아 관절 내로 주입하는 것이다. 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데, 스테로이드는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관절 주위 힘줄에 생기는 염증이나 만성 피로로 인해 생기는 근막통, 관절염 등의 통증을 완화시킨다. 특히 테니스 엘보나 건초염, 방아쇠 수지 등에 효과가 크다.
하지만 뼈주사를 남용할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뼈주사 자체가 관절의 손상을 멈추게 하거나 닳은 연골을 재생시키지는 않는다. 통증 완화 효과도 주사가 반복될수록 감소된다.
“뼈주사는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므로 경구로 복용하는 약물 치료를 하면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관절주사를 통해 증상이 개선되면 적극적인 근력운동이나 약물치료 등의 보존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뼈주사에만 의존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관절염이 악화되거나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뼈주사를 많이 맞으면 뼈가 녹는다’는 말들을 하는데, 사실일까? 스테로이드 주사를 과다하게 맞았을 때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인 듯하다. 따라서 주사를 맞을 때는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고, 기본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을지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는 “무엇보다 뼈주사를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뼈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 오히려 연골이 약해질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릎 관절은 목 관절이나 어깨 관절과 달리 체중의 압박으로 생기기 때문에 뼈주사를 남용하면 연골층이 녹을 우려가 있다. 뼈주사를 지나치게 오랜 기간 다량으로 맞으면 칼슘 부족으로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약해진다. 몸이 붓고 고혈압, 당뇨, 백내장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같은 관절에 적어도 3개월 이내에는 다시 뼈주사를 맞지 않도록 하고, 1년에 3~4회 이상은 맞지 않아야 한다. 뼈주사를 맞은 뒤에 관절이 심하게 붓거나 피부가 하얗게 탈색되면 바로 중단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에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도 신경써야 한다. 비만이 아니더라도 관절염을 개선시키는 데는 운동이 필요하다. 관절염으로 인해 통증이 심할 때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길어지면 근력이 약해져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연골주사 역시 연골에 놓는 주사가 아니라 관절 안으로 주입하는 주사다. 원래 건강한 관절 안에는 하이알루론산이 있어 연골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하이알루론산이 부족해져서 관절이 뻑뻑해지므로, 주사제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연골주사는 주로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처방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반면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연골주사는 이와 달리 주사를 맞은 후 1~3주 정도 지나서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효과가 길게 유지돼 6개월 이상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다. 보통 연골주사는 일주일에 1회씩 3~5주 동안 맞는다.
심승철 교수는 “연골주사는 비교적 안전하며 스테로이드 주사와 달리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골주사를 맞으면 연골이 재생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연골주사는 관절의 윤활에 도움이 되는 주사이지 연골 자체가 만들어지는 주사는 아니다. 연골주사가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고, 최근에는 관절 손상을 오히려 증가시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골주사는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약하므로 관절염증이 심한 환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