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스페셜
7년 전 빼빼가족의 미친 짓을 기억하십니까. 온 가족이 모두 빼빼 말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빼빼가족. 7년 전 빼빼가족의 아버지 최동익 씨(57)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족여행을 계획한다.
직접 개조한 버스를 타고 울산 간절곶에서 출발해 대륙의 서쪽 끝인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유라시아를 육로로 횡단하는 1년간의 가족여행이었다.
그러나 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당시 학생이었던 3남매는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다.
그렇게 떠난 1년간의 세계여행은 가족들에게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보편적 교육관이라는 잣대로 가늠되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게 미친 짓이라고 불렸던 여행이 끝나고 7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미성년자였던 3남매는 어엿한 성인이 됐다. 7년 전 학업을 중단했던 자신의 결정에 대해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7년 전 미친 짓의 기획자였던 최동익 씨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는 7년을 살았을까.
최동익 씨는 “여행은 대가를 지불해야 됩니다. 그 대가를 다 치러야 이 여행이 끝난다고 생각을 하는데 큰 여행이다보니까 큰 대가를 지불하고 있죠. 하지만 그 지불하는 것마저도 즐겁습니다”라고 말한다.
최동익 씨가 직접 개조해 ‘무탈이’라고 이름 지어준 이 버스는 가족의 이동 수단인 동시에 쉴 수 있는 집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 밀집된 공간은 가족 간의 벽을 허무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서로를 가족의 일부가 아닌 하나의 인간과 인격체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것들을 서로 인정해줄 때 비로소 가족적일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결론. 이런 여행이 아니고서야 과연 이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
최동익 씨는 “아버지라는 권위까지 차에 싣고 갔습니다. 운동경기로 본다면 감독 정도? 그런데 시베리아에 딱 들어가는 순간 아, 아버지라는 존재는 감독이 아니고 주전선수다”라고 말했다.
과연 여행의 대가로 지불해야 할 경제적, 교육적, 사회적 공백에 비해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었을까. 7년이 지난 지금이라면 한 번쯤 비교해서 정산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미친 짓이 자신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