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 캡처.
[일요신문] 염태영 수원시장은 22일 정조대왕의 총애를 받으며 수원화성 축성 당시 총리대신으로 활약한 번암 채제공의 초상화 등 유물 1854점이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된 것과 관련, “불세출의 인물이셨던 채제공 선생을 유물로 만나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서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직접 만나보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염 시장은 채제공에 대해 “영조가 신임했고, 정조가 아꼈던 번암 채제공 선생. 55년간 관직에 머물면서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지방행정과 민심을 살펴 가장 먼저 백성들의 고단함을 대변하셨다”며 “정조의 탕평책을 추진한 핵심이셨으며, 초대 수원유수이자 수원화성 축성 완성 후 을묘년 수원행차에 총리대신까지 지내신 ‘의리의 명재상’이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체제공 선생의 후손들께서 총 1854점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우리시에 기증해 주셨다”며 “초상화, 생활유물, 채팽윤 응제시첩, 희암집과 목판 등 대대로 내려오는 고서가 포함되어 있어, 조선 후기 문화사 연구에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수원시에 따르면, 채제공은 정조대왕 시대의 명재상으로, 조선의 중흥을 위한 정조대왕의 개혁정책을 실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며 신임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특히 수원과 인연이 깊었다. 1793년 초대 화성(수원) 유수로 임명받아 수원으로 이주했으며, 수원화성 축성과 ‘정조대왕능행차’의 모티브가 된 을묘년 원행(1795) 당시에 총리대신으로 행렬을 이끌기도 했다.
조상의 유물을 소중히 보관해 온 채제공의 후손들은 번암 탄생 300주년을 맞아 보물로 지정된 초상화 등 1854점에 달하는 유물의 기증을 추진, 지난해 7월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1년간 유물 조사 및 기증 관련 절차 등을 협의를 진행해 지난 6월 유물의 운송까지 마치고 이날 수원화성박물관에서 기증식을 가졌다.
수원화성박물관이 기증받은 대표적인 유물로는 보물 제1477-2호로 지정된 채제공 초상 금관조복본(蔡濟恭 肖像 金冠朝服本)과 보물 제1477-3호인 채제공 초상 흑단령포본(蔡濟恭 肖像 黑團領袍本)이 꼽힌다.
금관조복본은 머리에 금관을 쓰고 붉은색 조복(조정에 갈 때 입는 예복) 차림으로 의자에 앉은 전신의좌상(全身椅坐像)으로, 채제공 65세 때의 화려하고 장엄한 모습이 드러난다. 사대부 초상화 중에서도 금관조복본은 매우 희귀하며 전신의좌상으로 그려진 것은 현재 이 초상이 유일하다.
흑단령포본은 오사모에 흑단령포(黑團領袍)를 입고 가볍게 공수(拱手) 자세를 취한 채제공 72세 때의 모습이 그려진 전신의좌상이다. 금관조복본과 함께 담아 보관하던 초상화 보관함과 보자기도 남아 있어 함께 일괄 보물로 지정되었다.
회화유물, 채제공 신주와 신주독(神主櫝)을 포함한 민속유물, 정조가 친히 짓고 글씨를 쓴 번암시문고(樊巖詩文稿) 현판, 채제공의 종조부인 채팽윤(蔡彭胤) 응제시첩(應製詩帖)을 비롯한 고서 유물, 평강채씨 가문 관련 고문서 등도 함께 기증됐다.
수원화성박물관은 기증받은 유물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이를 활용한 학술연구는 물론 향후 특별기획전시 등을 마련해 시민들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기증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채제공의 유물을 보관해 온 6대손 채하석씨(61)가 참석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ssk372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