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음료를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해 코카콜라가 버티고 있는 콜라시장을 빼고는 국내 음료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롯데는 음료나 빙과, 생수 등 ‘물장사’의 통합 챔피언 격이다. 다만 술 시장에서만 롯데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롯데는 술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미 계열사인 롯데칠성을 통해 위스키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을 뿐더러 소주 시장에도 시험삼아 제품(산송이)을 내놓기도 했을 정도.
롯데가 진로 인수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구문에 속한다. 진로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초기에도 롯데의 관련설이 나돌아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롯데는 이와 관련, 일본의 한 증권사를 자문역으로 선정하고 인수 컨소시엄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진로의 인수 가격은 1조5천억~2조5천억원대. 롯데에서 이 정도의 거래를 결재할 사람은 신 회장뿐이다. 신동빈 부회장이 국내 롯데 경영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거래는 신 회장만이 결재할 수 있다. 때문에 그가 ‘반드시’ 국내에 들어와야 할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이와 관련, 롯데쪽에선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의 장기 공백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 사안마다 일본으로 가서 결재를 받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면밀하게 그룹을 챙기고 있고, 소소한 금액까지 모두 직접 결재하는 치밀한 스타일로 알려졌기에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부서가 대거 몰려 있는 호텔롯데 34층 회장실의 장기 공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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