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 탓에 요도 수축, 신부전 등 합병증 예방위해 빠른 진단과 치료는 필수다.
[부산=일요신문] 4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며칠 전부터 소변이 마렵지만 막상 화장실에 가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 의문을 가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지난밤 응급실에 방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줌보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인데 화장실을 들락날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랫배 통증이 심해져 결국 응급실을 찾았더니 ‘급성요폐’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상적인 소변은 우리 몸속 신장에서 만들어져 요관을 거쳐 방광에 저장된 후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방광에 소변이 모여 있음에도 배출되지 않는 경우를 ‘급성요폐’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소변이 마려운 느낌은 있지만 막상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나온다 해도 몇 방울 나오다 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방광 팽만감이 지속되고 치골상부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급성요폐’는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뇨제 또는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방광 팽창이 생기는 경우, 전립선 비대로 인해 기계적인 폐색이 생기는 경우, 척추마취 등 방광 수축력 저하, 갑작스러운 온도 저하, 감기약 등 알파수용체 자극제를 복용하는 경우, 요도 결석으로 인한 요도 막힘, 스트레스 등이 있다.
평균적으로 배뇨 후 잔뇨량이 400cc 이상인 경우 ‘급성요폐’로 진단하며 초음파를 통해 방광에 있는 소변량을 스캔하거나 스캔이 되지 않는 경우 단순도뇨로 소변을 빼내어 나오는 양을 체크한다. ‘급성요폐’로 진단이 내려지면 가장 먼저 소변줄이라 불리는 ‘폴리카테터’를 이용해 소변을 빼내며 이후 요폐의 원인을 파악해 원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한다.
‘급성요폐’를 방치할 경우 신장에서 더 이상 소변이 만들지 않아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부전이 생기면 몸 밖으로 노폐물을 배출하지 못해 요독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이 외에도 과하게 팽창된 방광 및 방광 내 압력 상승으로 방광기능이 저하되어 지속적인 배뇨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대동병원 비뇨의학과 이영익 과장은 “겨울철에 급성요폐가 많은 것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요도가 수축되었거나 감기로 인해 콧물, 가래 등을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알파수용체를 자극해 요도 수축으로 이어져 소변을 못 보게 되는 경우”라며 “평소 급성요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극이 되는 감기약 복용 및 음주를 조심하고 겨울철 체온 유지를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요실금 및 소변 줄기가 약하게 나오는 등 전립선비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비뇨의학과에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