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에게쏟아진 80건의 제보. 내용은 모두 한 남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특정 지하철 노선에서 자주 목격된다는 남성은 휴대폰이 없다며 제보자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곱슬머리에 카키색 점퍼를 입고 쇼핑백을 들고 다닌다는 그. 평범해 보이는 그가 건넨 첫마디는 “어머니에게 문자 대신 보내줄 수 있나요?”제보자들은 흔쾌히 남자를 대신해 문자를 보내줬다고 한다.
남자의 부탁에 문자를 대신 보내준 제보자 B 씨는 “‘어머니 ㅇㅇ타고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내 달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내릴 때까지 여섯 정거장, 일곱 정거장 가는 동안 열 명의 여성분들한테 똑같이 시도하고 계셨어요”라고 말했다.
제보자들이 대신 보내준 문자 속 내용은 마치 복사한 듯 유사했다. 언제나 문자로 ‘어머니’에게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리는 남자. 문제는 문자를 보내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 심지어 문자를 보내준 제보자들 대부분이 젊은 여성이었다.
남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던 그때 해당 남성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는 또 어디서, 누구에게 문자를 부탁하고 있을까.
문자를 보내준 걸 잊고 지낼 때쯤 남자는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다고 했다. 당시 휴대폰을 빌렸던 날짜와 장소까지 정확하게 읊으며 연락을 취해 온다는 남자. 그는 어떻게 여성들의 번호는 물론이고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는 걸까.
문자를 대신 보내준 남자에게 연락을 받은 제보자들은 “번호를 세 개를 돌려서 몇 번 전화를 하는 거예요” “(문자를 보내주고 나서) 2주 뒤쯤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그 남자분 목소리로 성함이 어떻게 되시냐고 집요하게 묻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 제작진. ‘문자남’이 자주 출몰한다는 장소에서 기다려 봤지만 그는 쉬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취재 도중 그를 4년 동안 5번이나 만났다는 결정적 제보자가 나타났다. 남성을 기다린 지 3일째 과연 목격담 속 그를 만날 수 있을까.
문자를 대신 보내 달라며 다가오는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과연 문자 수신자는 남자의 ‘어머니’가 맞을까. 지하철 ‘문자남’으로 불린 채 괴담 속 주인공이 된 한 남자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하루아침에 사라진 15살 미성년자 실종 사건의 전말을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