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본사 건물. | ||
비록 경제분석가들의 의견은 제각각이지만, 삼성의 이 파워는 인재에서 나온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는 창업 이래 삼성이 지향해온 인재제일주의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삼성이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최근 삼성그룹 출신 임직원들의 모임인 성우회와 성대회라는 조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 퇴직 임원들의 모임인 성우회와 퇴직 CEO모임인 성대회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들어 삼성출신 인맥들의 각계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부시장으로 활동했던 이필곤 전 삼성물산 부회장을 비롯해 정계와 지방자치단체에 영입된 삼성 출신 인사는 제법 된다. 물론, 동종업계로 옮겨간 삼성 출신 임원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웬만한 유명 대학 동창 모임에 버금갈 정도다.
각계로 퍼져간 이들이 삼성의 보이지 않는 힘이되고, 반대로 ‘한국 넘버원 기업 삼성’이 이들의 ‘비빌 언덕’이 되고 있는 것.
성우회 성우회의 성격은 ‘한 번 삼성인은 영원한 삼성인’이라는 이 모임의 설립 목적에 그대로 담겨 있다. 성우회는 삼성그룹에서 재직했던 임원 출신들이 만든 퇴직임원 동우회 사교모임이다.
원래 성우회의 명칭은 ‘삼우회’였다. 삼우회가 출범한 시기는 명확치 않지만 80년대 초반부터 활동상황이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보아 70년대 말쯤 발족했다는 것이 삼성그룹측의 설명이다.
그후 성우회로 정식 출범한 것은 96년. 현재 이 모임에 가입된 회원수는 대략 8백여 명. 가입자격은 삼성그룹 관계사에서 상근으로 1년 이상 재직하고 퇴임한 임원(대우임원 및 감사도 포함)이어야 한다. 그러나 퇴직 임원들은 회원으로 자동 등록되는 게 관례.
현재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회장은 이두석 전 웨스턴조선호텔 고문이 맡고 있고, 고문은 신훈철 전 삼성물산 사장, 최관식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 등이 있다. 신 부회장은 이두석 회장으로 교체되기 직전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또 부회장으로는 김광호 전 삼성전자 사장, 신세길 전 삼성물산 사장, 이필곤 전 삼성물산 부회장, 황학수 전 삼성생명 사장 등이 눈에 띈다.
▲ 이필곤 전 삼성물산 부회장, 신현확 전 삼성물산 회장, 경주현 전 삼성석유 화학 회장 (왼쪽부터) | ||
회칙에 명기된 이 같은 내용 때문에 외부에서는 묘한 시각으로 이 단체를 바라보기도 한다. 임원으로 재직했던 사람이 회사를 나간 뒤 회사기밀이나 노하우를 유출해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사례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는 것이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도 성우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퇴직 임원들에 대해 재직 임원 못지 않게 그룹의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특전도 부여한다.
성우회는 삼성그룹의 주요 현안과 관련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대회 성대회가 출범한 것은 2000년 일이다. 성대회는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 출신 인사들의 모임. 사장이 아니더라도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력이 있으면 회원이 된다.
현재 이 모임의 회원수는 70여 명이다. 지난 5월 정기모임을 가진 성대회는 이필곤 전 삼성물산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초대 회장은 경주현 전 삼성석유화학 회장이 맡았었다. 또 실무 간사는 홍종만 전 삼성자동차 사장이 맡게 됐다.
삼성그룹에 재직하던 당시 스타 경영인으로 각광받았던 이필곤 회장은 중앙일보 부회장, 삼성중국본사 회장을 거쳐 현재는 벤처기업인 알티캐스트의 회장을 맡고 있다.
성대회는 성우회 멤버 중 대표이사급 출신들이 따로 모여 구성한 모임으로 회원들의 자율적인 모임이라는 점에서 성우회와 차이가 있다.
최근 성대회가 그룹과 연계된 활동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현직 경영인에 대한 경영조언은 물론이고, 그룹과 관련된 외부활동도 성대회 멤버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
삼성측도 성대회 회원들이 워낙 명망있는 인사들인 데다, 삼성그룹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조직이 크게 확대되면서 퇴직 임원, 특히 CEO들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성대회가 기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