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불씨’ 널렸다
이처럼 선후배의 위치가 바뀌면서 밑에 있는 직원들은 양쪽 눈치를 보느라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금이 한창 예산을 편성하는 민감한 시기라 행여 두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김용환 심의관이 김동연 예산실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승진하면 문제가 풀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상당히 골치 아파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세 차관, 이른바 ‘왕차관’을 모시게 된 지식경제부는 벌써부터 야당과 언론의 공세가 시작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이 자원을 담당하는 지경부 2차관으로 오면서 지경부가 요주의 부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박영준 차관이 취임식에서 아프리카와 중아시아, 중남미 등 신 시장 개척을 요구하는 장관급 취임 비전을 내놓으면서 지경부 직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만 왕차관이 온 만큼 산하기관이 많은 지경부로서는 향후 산하기관들에 대한 지시는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정경험이 거의 없는 인천 출신의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이 장관으로 오면서 고심에 빠졌다. 그동안 농림부 장관은 대개 농지가 많은 호남이나 영남 출신들이 해왔던 탓에 그다지 큰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장관이 오면서 보좌역할에 대한 걱정이 크다. 게다가 양 차관에 김재수 1차관과 정승 2차관, 영호남 출신이 한 명씩 임명되면서 지역 출신 간 줄서기가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인사 이후 옛 해양수산부 출신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내홍 조짐마저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합쳐지면서 1차관은 건설교통부, 2차관은 해수부 출신이 맡는 것이 ‘묵계’였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1차관에 정창수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이, 2차관에 김희국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사업본부장이 임명되면서 해수부 출신 차관 명맥이 끊겼다.
김서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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