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복 판매 ‘완도전복상가’ |
“명절 매출이요? 선물세트 판매율이 부쩍 늘어나면서 매출이 평소의 배 이상 상승합니다. 아주 정신이 없어요.”
온·오프라인을 통해 육류를 판매하고 있는 ‘일품나라’(www.bnpworld.co.kr) 김원삼 사장(45)은 추석을 맞아 갑자기 늘어난 주문을 처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추석에는 LA갈비 소꼬리 우족 등 4만 원대 선물세트가 4000개 이상 판매되는 등 지난 추석보다 주문량이 늘었다고 한다. 올해 설날에는 이보다 많은 7000여 개의 선물세트를 판매하기도 했단다.
그는 8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지난 2004년 5월 온라인 사업에 진출, 육류 도소매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계기는 단순했다. 음식점에서 고기 맛을 본 손님들이 맛있다며 택배 주문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배송 횟수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진출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상품에 자신이 있다고 무작정 뛰어들지는 않았단다. 오픈마켓에서 고기판매 동향을 2~3개월 동안 관찰하며 상황을 분석했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각도로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다른 판매자들은 매출증대를 위해 1㎏ 이상의, 많은 양의 고기를 상품으로 내놨지만 그는 반대로 접근했다. 500g부터 1㎏까지 소량화했다. 가격 부담을 낮추는 대신 품목을 늘려 묶음 구매를 유도한 것이다.
그러자 첫 달부터 50~60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6개월이 지나자 주문은 100여 건, 매출은 1억 원을 넘어섰다. 단골로 등록한 고객 수도 9000여 명에 달했다. 주부, 맞벌이 부부, 독신자, 학생 등 인터넷에 능숙한 젊은 층이 주 고객이 됐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음식점 지하에 있던 작업장은 냉장·냉동 시설이 보강된 1300㎡ 규모의 공장으로 이동했다. 7~8가지였던 품목도 야채가 포함된 불고기 전골, 샤브샤브, 고추장불고기, 떡갈비, 장조림 등 15가지 이상으로 늘어났다.
▲ 육류 판매 ‘일품나라’ |
김 사장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판매자들이 지금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1년을 버티기가 힘든 것이 온라인 시장”이라고 충고한다. 그는 또 “온라인 사장에만 집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최근 매출이 증가한 것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완제품을 받아쓰는 오프라인 거래처가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신뢰를 쌓아 고객층을 다각도로 넓혀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전복을 판매하고 있는 ‘완도전복종가’(www.dotdanbae.com) 박주성 사장(35)도 추석을 맞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력상품인 1㎏ 선물용 참전복(5만 원대)이 시쳇말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이상기후와 태풍의 영향으로 과일 값이 크게 오르자 이번이 기회라고 판단,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해보다 가격을 1만 원 정도 낮췄는데 이것이 주효했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직전 2~3일 정도에 반짝 판매증가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추석을 보름 넘게 앞둔 시점부터 하루 평균 약 500건씩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박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2~3배 정도의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그는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당일 갓 출하된 싱싱한 완도 전복을 살아 있는 상태로 아이스박스에 넣어 고급스러운 선물용 보자기로 포장, 배송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포장 과정을 공개하고 좋은 전복을 판별하는 방법, 손질하고 보관하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올려놨더니 신뢰도 역시 한층 높아졌단다.
지난 2006년 전복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한 박 사장은 완도 넙도 지역 전복양식장 생산 어가들과 손을 잡고 2010년 ‘완도전복종가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전복판매에 나섰다. 3년 전부터는 오픈마켓에서 전복을 판매하기 시작, 성공적인 판매로 파워셀러에 등극하기도 했다. 현재는 해당 오픈마켓 신선식품 분야에서 전복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5월부터는 일본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완도 전복을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자 특별히 기획한 상품도 있단다. 일반적으로 고가로 여겨지는 전복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개발한 ‘라면전복’이다. 올해 3월 첫 선을 보인 ‘라면전복’은 말 그대로 라면에 넣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은 대신 가격 부담을 크게 줄인 상품으로, 가격을 1㎏당 2만 3000원 선으로 책정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박 사장은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따라 심리적 장벽이 다소 높았던 신선식품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경험이 쌓이면서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한 수산물에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
부담없는 가격의 ‘선물세트’ 쫘악
추석 당일은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때문에 미처 선물을 구입하지 못했거나 식재료가 갑자기 떨어진 소비자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을 반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24시간 문을 열고 있는 편의점이다. 올해 추석을 맞은 편의점은 늘어난 할인점,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응해 이색상품을 준비하고 할인혜택을 제시하는 등 소비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GS25는 편의점 최초로 골프클럽을 선보였다. 강원도 양양산 천연 자연송이, 한우암소프리미엄세트, 명품한우갈비세트, 영광참굴비세트 등을 내놓은 업체들도 있다.
이러한 전략이 과연 제대로 먹힐까? 답은 ‘지역에 따라 달라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볼런터리 편의점 위드미 최두영 사장은 “명절을 맞아 모든 편의점이 매출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오피스보다는 주택가, 그중에서도 귀성객이 많은 곳에 위치한 편의점 매출이 오르는 편이며 다른 곳은 평상시와 비교해 볼 때 이용객이 줄어들어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사장은 “편의점 이용고객들은 대체로 가격에 민감해 2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잘 나가는 편이며 기름진 명절음식에 질려 빵이나 과자, 김밥과 같은 간식류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