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애플 앱스토어로 출시한 ‘정력측정기’는 아이폰의 자이로센서(Gyro-sensor) 기능을 활용했다. 사용자가 성관계시 침대 위에 올려놓으면 침대의 흔들림에서 오는 파동을 스마트폰이 감지해 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통계를 내주는 방식이다.
정력은 크게 파워와 지구력으로 나뉘어 측정된다. 파워의 경우 ‘졸았나?’부터 ‘쬐끔은, 좋은걸, 짱이야, 짐승, 거짓말’ 단계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래프를 그려준다. 지구력은 총 섹스 시간 동안 얼마나 꾸준하게 진동이 이뤄졌는지를 측정해 막대그래프 형식으로 표시된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날짜별로 차곡차곡 저장되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몸 상태나 정력의 변화 추이 등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0.99달러에 판매되는 정력측정기는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앱이다. 그러나 해당 앱을 활용해 측정된 수치를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다. 침대의 탄성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정력을 수치로 계량화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그보다 정력이라는 말 자체가 다소 모호한 구석이 많다. 무엇보다 무조건 오래 강하게 하는 것을 정력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거니와 정력이 세다고 해서 상대방이 무조건 만족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성의학 전문가들의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