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그레 바나나우유 광고 사진. | ||
초코파이는 지난 74년 첫선을 보인 후 31년째 꾸준히 생산되고 있는 오리온의 대표 제품. 이 제품은 지난해 제과업계에서 단일제품으로는 처음으로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한 해 동안 팔린 초코파이는 8t 트럭 5천여 대 분량으로 금액으로 치면 7백억원어치.
올 들어서는 매출이 더 늘었다. 상반기에만 4백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0%나 높다. 초코파이의 매출이 불황 속에서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요기가 되는 전형적인 불황타깃형 제품이기 때문. 안용준 오리온 마케팅팀장은 “소비자들은 불황 때 작은 돈도 그냥 써버리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신제품을 사먹기보다는 오랫동안 즐겨먹던 제품을 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초코파이도 지난 80년대 초 생산이 중단될 뻔한 적이 있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요즘 생각해보면 아찔하지만, 사실 대체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똑같은 맛으로 소비자들을 계속 유혹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생산중단 직전까지 갔던 초코파이를 다시 살려낸 것은 ‘정’ 광고 시리즈. 초코파이는 단순히 먹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들끼리 ‘정’을 나누는 상품이라는 광고컨셉트는 매출과 직결됐다고 한다.
빙그레 ‘바나나우유’도 대표적인 불황 인기상품. 바나나우유는 올해 30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해 총 9백4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 상반기에만 5백1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다.
▲ 초코파이와 안성탕면 (왼쪽부터) | ||
더군다나 그 용기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빙그레 관계자에 따르면 우유 출시 초기부터 타사와 달리 용기 차별화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 용기는 일자 원통형이 아니라 배불뚝이 형태의 단지모양. 이농현상이 극심하던 70년대 초 고향집 장독을 연상시키는 용기를 사용, 소비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친근한 감정을 갖도록 특별 고안된 것이라고 한다. 특히 반투명 상태의 용기는 우유를 마시고 싶은 의욕을 부추기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는 것.
농심의 ‘안성탕면’도 요즘 더 잘 팔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정확한 매출이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안성탕면은 지난해 출시 20주년을 맞아 포장지를 새로 바꿨다. 포장지 앞면에 ‘구수한’, ‘NEW’라는 작은 문구 하나가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의 경우 기존 라면보다 조금 저렴한 편인데다, 지난해 제품을 개선해 올해 매출 성장률이 아주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