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의 이름은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인터넷 용어 ‘잉여’를 차용했다. 본래 잉여(剩餘)의 사전적 의미는 쓰고 남은 나머지를 뜻하는 말. 최근에는 이 말이 사람에게 쓰일 때, 사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인터넷 게임 등 온라인 세계에 시간을 쏟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실제 연애는 못하면서 인터넷상에서 걸그룹이나 게임 속 여성 캐릭터들에게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잉여이시여는 이런 부정적인 잉여의 의미를 재미있게 반전시켰다. 외로운 솔로 남성들의 ‘잉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직접 가상 여자친구의 얼굴을 만들 수 있게 한 것. 이용자는 포춘 쿠키(운세가 들어있는 중국식 과자), 룰렛, 스타일 선택 세 가지 방법을 통해 다양한 타입의 여자 친구를 만날 수 있다. 헤어스타일은 포춘 쿠키, 눈 코 입은 룰렛으로 정해지고 의상은 스타일 선택을 통해 결정된다. 선택이라고는 해도 사실 무작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어떤 얼굴의 여자가 내 여자친구가 될지 기다리는 짜릿함이 있다.
이렇듯 무작위 선택을 통해 만들어진 여자친구가 수염 숭숭 난 ‘마초’라면? 말 그대로 도망가고 싶어질 것이다. 해당 앱은 친절하게도 이용자에게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여자친구를 완성한 후에 쿨하게 ‘도망가기’와 ‘만나기’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도망가기’는 말 그대로 완성된 여자친구를 버리고 홈 화면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인연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 만나기를 선택하면 여자친구와 자신의 사진을 합성해 커플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찍은 커플 사진을 트위터로 전송해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도 가능하다. YAPP은 향후 외모 선택의 폭을 넓히고 데이트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애플 앱스토어 리뷰에는 “이 기회에 솔로 탈출 고고”, “재미는 있는데 수염 난 여친은 사양하고 싶다”, “재미있다” 등 호평들이 등록됐다. 18일 현재 애플 앱스토어 평점은 만점인 별 5개다. 잉여이시여는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아이폰 최신 버전인 iOS 4.1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