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스플러스 이길용 사장(왼쪽)과 티비코 백수정 실장. |
얼마 전 유행했던 광고카피다. 경쟁이 치열하기만 한 창업시장. 누구나 같은 상황이지만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방식을 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섣불리 뒤집다간 그나마 있는 것마저 다 망가질 수도 있다. 불황에 더욱 돋보이는 ‘역발상 경영’,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창업자를 만나보면 뒤집기 비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특별한 맛이 있는 편의점 ‘예스플러스’ 이길용 사장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등장으로 동네슈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에 생존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편의점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편의점 운영 역시 녹록지 않다. 편의점도 동네슈퍼와 마찬가지로 SSM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데다 대기업계열, 볼런터리(프랜차이즈와 개인편의점의 중간 형태), 독립점 등 꾸준한 출점이 이어지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볼런터리 편의점 ‘예스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길용 사장(43)은 다른 곳에 없는 특별한 먹을거리 도입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사실 그는 한 대기업 편의점 본사에서 15년간 근무한 편의점 전문가다. 지난 2006년 회사를 그만둔 그는 경기도 화성시 공장지역 인근에 2억 원 정도를 들여 132㎡(40평) 규모의 개인 편의점을 열었다. 전문가임을 자부하던 그도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주변 3곳의 경쟁 점포가 모두 비슷한 물품을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민 끝에 그는 휴게음식업을 동시에 등록해 즉석 김밥은 물론 점포에서 직접 끓여주는 라면 만두 어묵 팥빙수 아이스커피 등 신선한 먹을거리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1500만 원을 들여 만든 만두 시설을 바라보며 경쟁점포는 물론 손님들까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첫날 매출이 20만 원도 안 나올 정도였다고. 그러나 몇 번 이용해본 손님들로부터 ‘신선하다’ ‘맛있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자신의 점포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먹을거리를 사러 왔다가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3개월 뒤 일 매출은 15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5개월이 지나자 일 매출이 250만 원을 기록한 것.
1호점이 안정적인 운영에 접어들면서 가까운 곳에 99㎡(30평) 규모의 2호점도 개설했다. 2호점은 개점과 동시에 일 매출이 2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단다.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사람들도 찾아왔다. 이를 통해 그는 화성시에만 8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설했다.
“경험을 통해 신선한 먹을거리가 기존 편의점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맹사업으로 진행하기에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떡볶이 김밥 라면 순대 등 즉석 먹을거리의 인기는 높았지만 안정적인 식자재 조달이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서 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게 됐고요.”
우연히 떡볶이 페스티벌에 참석한 그는 한 업체에서 내놓은 즉석 컵 주먹밥, 컵 스파게티를 발견했고 ‘이거다’라며 무릎을 쳤다. 그리고 곧바로 공급계약에 나섰다. 9가지 다양한 주먹밥과 스파게티 떡볶이 메뉴에 햄버거도 추가했다. 그리고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동네 슈퍼를 인수해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을 선보였다. 일반 편의점에 조리와 식사를 위한 공간을 추가한 것. 매장에서 직접 밥을 하고, 전문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속 재료와 토핑 등을 주문과 동시에 버무려서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수 당시 70만 원에 불과했던 일 매출은 180만~190만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가운데 먹을거리 매출이 45만~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그는 직영점이 안정적인 운영에 접어들면서 가맹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서울 경기권에 17개 점포가 개설된 상황이라고 한다. 이 사장은 “편의점 매출에 절대적인 요소인 담배가 없어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앞으로도 쭉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 셀프 피부관리숍 ‘티비코’(TBCO) 백수정 실장
“일반적으로 ‘피부관리’라고 하면 침대에 누워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장면을 떠올리죠. 저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스스로 관리가 가능한 피부관리숍이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서 셀프피부관리숍 ‘티비코’를 운영하고 있는 백수정 실장(여·24)은 청년 창업자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는 자타 공인 ‘피부관리전문가’임을 자랑한다. 피부관리에 빠져 중·고등학교도 검정고시로 졸업했을 정도다. 일찌감치 피부관리의 세계에 빠져든 그는 유명 피부관리숍 피트니스클럽 등 다양한 곳에서 경력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 7월, 서울 강남 대치동에 자신의 매장을 열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피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어요.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부위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과 관리 기계를 준비하고 방법을 제시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스스로 관리를 하니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했고요.”
입점한 상가 건물에 관련 업체가 15곳 정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셀프 관리를 통해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오히려 전문 화장품 개발에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개발한 것이 피톤치드 화장품. 삼림욕의 효과를 피부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화장품 개발이 완료되면서 얼굴·두피·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준비가 끝나자 점포 알리기에 나섰다. 1회 1만 원에 상당하는 무료 이용권 8000장을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배포했다. 혹시나 하고 들렀던 고객들은 생각보다 간편한 시스템과 저렴한 가격, 무엇보다 자신이 발급한 이용권을 가족과 친구 등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에 만족을 나타내며 회원으로 등록했다.
개업 첫 달 등록고객은 110여 명. 6개월 회원이 40만 원, 1년 회원이 70만 원이니 첫 달 매출이 4000만 원을 훌쩍 넘은 셈이다. 현재 등록된 회원 수는 1500명, 한 달 순수익은 500만~6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백 실장은 “아무리 셀프라고 하더라도 사용방법을 친절히 알려주고, 팩을 올려주는 등의 서비스는 이뤄져야 한다.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신규 고객을 창출해내는 것이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