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었던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하면서 “통일은 반드시 온다. 그날에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갑작스레 통일세 신설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세제를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통일세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지만 갑작스런 통일세 제안을 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5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통일세 연구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그런데 지난 1일 폭로고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와 각국 대사관이 주고받은 외교전문 25만여 건을 공개하면서 통일세 언급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단초가 드러났다.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한국 관련 전문에 따르면 지난 2월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당시 외교부 차관)이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 대사와 오찬을 하면서 “북한이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 사후 2∼3년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수석은 “중국의 신세대 관료들은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지난 1월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은 로버트 킹 대북인권 특사에게 “북한 내부 혼란상이 점증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일하는 고위급 북한 관리들이 최근 남쪽으로 망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통일세 신설 제안이 왜 나왔나 했더니 청와대와 외교안보 라인이 북한이 2∼3년 내 붕괴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뭔가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이 듣고 싶은 정보만을 모아 짜깁기 결론을 낸 뒤 통일세를 언급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통일세 논의 자체도 백지화됐다. 그동안 재정부는 통일 비용 문제를 놓고 현재 10%인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방안과 불필요한 국유지를 매각하는 방안, 통일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해왔다. 재정부 당국자는 “현재 분위기상 통일세를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에 통일세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거나 북한의 붕괴 징후가 뚜렷해지지 않는 한 다시 논의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서찬 언론인
위키리크스 ‘북한 곧 붕괴’ 정부는 팔랑귀? 헐~
경제 많이 본 뉴스
-
[단독] 정용진 신세계 회장, ‘모친에게 샀던’ 한남동 땅 부영에 255억 원에 팔았다
온라인 기사 ( 2026.05.09 12:01:22 )
-
[단독] 홈플러스, 가양·시흥점 폐업 아닌 '휴업' 선택…그 이유는?
온라인 기사 ( 2026.05.08 16:30:28 )
-
[단독] '굽네치킨' 지앤푸드, '랜디스도넛' 운영사 인수…가족회사 본격 지원?
온라인 기사 ( 2026.05.08 17:17:3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