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사랑인들 이경완 사장 | ||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잘 먹고 잘 살자’는 의미의 ‘웰빙(Well being) 바람’이 거세다. 단지 먹거리뿐 아니라 하루하루 일상에서도 ‘웰빙으로 살자’는 말이 일종의 문화적 코드가 되어버린 요즘이다. 당연히 웰빙이라는 화두는 비즈니스에도 적용된다. 최근 ‘웰빙 관련 사업 아이템’으로 성공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미사랑인들 이경완 사장과 (주)맛깔참죽 이경화 사장, 서미트스포츠클라이밍센터 장수빈 사장 등도 그런 사람들 중에 속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업종에 몸담고 있기는 하지만, ‘웰빙’이라는 하나의 화두로 일어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4년 새로운 문화 코드로 떠오른 ‘웰빙’ 붐을 타고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3인방의 경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미사랑인들 이경완 사장
“다른 것들은 모두 변화하는데 정작 우리가 매일 먹는 쌀은 ‘1대1 마케팅’이 없더라구요. 천편일률적으로 공급되는 쌀이 아니라, 21세기형 맞춤 쌀로 바뀌어야 하지 않습니까?”
(주)미사랑인들이 어떤 곳이냐는 물음에 이경완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사장이 이끄는 (주)미사랑인들은 일반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쌀이 아니라,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쌀의 분량과 분도(쌀의 도정정도) 등을 일일이 맞춰 찍은 다음 판매한다. 고객들이 1주일치 쌀을 원하면 딱 그만큼을, 현미와 백미의 중간상태를 원하면 그 정도의 도정을 해준다.
이 사장은 현재 일반 중소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렵다는 삼성몰, 까르푸, 뉴코아 등 대형 유통매장에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 달에 그가 올리는 매출은 평균 8억~10억원 사이. 마진율도 30%나 된다. 이 사장은 비교적 젊어서 이 사업을 시작했지만, 소위 ‘웰빙 열풍’이 불기 전에는 사업상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셔서 쌀에 대해서는 잘 알아요. 쌀은 도정하는 즉시 산화가 됩니다. 맛과 영양을 위해서는 쌀을 즉석에서 도정해야하죠. ‘웰빙 쌀’인 셈이죠. 그런데 처음에는 시장에서 인기가 별로 없었어요.”
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 직장 생활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사업초기 그가 내세운 ‘1대1 맞춤형 쌀’이라는 아이템은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너무도 낯선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웰빙이라는 개념이 막 생기던 때부터 곧장 쌀 마케팅을 웰빙과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후 고객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의 쌀은 대박이 터졌다. 여러 대형 마트에서조차 가장 좋은 요지에 점포를 차릴 정도다.
▲ 맛깔참죽 이상화 사장 | ||
“음식에서 웰빙의 시작은 죽 먹는 습관 아닐까요?”
소화가 잘 안될 때 먹는 단골 메뉴였던 죽이 어느새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주)맛깔참죽의 이상화 사장은 죽과 관련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기획하고 세부 마케팅을 세우는 (주)맛깔컨설팅 회사의 오너다.
그는 지난 98년 IMF로 인해 여러 실직자들이 무작정 음식점을 창업하는 현실을 보며 ‘음식점 컨설팅’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초보자들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음식 장사에 나섰다가 망한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그들을 보면서 제가 직장생활을 통해 얻은 기획, 마케팅, 광고를 접목시킨 음식점의 컨설팅을 해보자는 게 시작이었죠”
그는 이후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여러 종류의 음식점을 오픈했지만, ‘제대로’ 대박이 난 것은 죽집을 오픈하면서부터다. 그는 지난해 연말 ‘맛깔참죽’을 오픈, 불과 10개월 만에 22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웰빙의 시작은 음식이라는 생각에서 수많은 아이템을 찾던 끝에 영양죽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여러 죽 전문점들 사이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매장을 만드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사장은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보니 기존의 전통죽보다는 전복죽, 해물죽 등 영양죽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죽의 맛뿐만 아니라, 상권분석, 재료관리, 점포별 차별 홍보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죽 집 점포의 상권을 전략적으로 분석해 자리에 앉아서 먹는 고객이 많은지, 아니면 포장해가는 고객이 많은지 하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분석해 각 점포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고 한다. 이들 점포에서 올리는 매출은 평균 2천만원선. 순익은 점포당 5백만~7백만원으로 높다.
▲ 서미트스포츠클라이밍센터 장수빈 사장 | ||
장수빈 사장은 ‘실내 인공암벽’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을 선택한 사람이다. 얼핏보아서는 ‘인공암벽’ 스포츠와 웰빙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 의아하지만, 장 사장은 “실내 암벽등반은 몸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웰빙 운동”이라고 일축한다.
그는 지난 6월 신촌에 센터를 오픈, 석달 만에 흑자를 내고 있다. 그의 사업 아이템이 불황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웰빙이라는 코드에 묘하게 접목된 때문이라고 한다.
“회원들 중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불황이라 다들 어려우니까 암벽이라는 힘든 운동을 통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나 할까요.”
실제로 장 사장은 그의 센터를 찾는 손님 중 청각 장애인 3명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한다. 이들은 종종 이 센터를 찾아 실내에서 암벽을 타는데 처음에 왔을 때보다 자신감에 찬 모습들이라고. 사실 장 사장은 각종 이벤트사업, 에이전시 등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안해본 게 없단다. 사업 실패한 횟수는 부지기수란다.
“불경기에도 불황을 안타는 사업이 뭘까 한참 고민을 했어요. 유행을 타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모델을 찾던 중 실내 암벽을 생각해냈죠.”
실제로 실내 암벽은 ‘웰빙’으로 살고 싶지만, 시간이나 거리이동의 제약이 많은 신세대 젊은이들을 확 끌어당겼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번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꾸준히 센터에 온다고 한다. 이들에게 불황을 이기고 사업할 수 있는 비법을 한 가지 알려달라고 했다.
“불경기라고 위축이 될 필요는 없어요. 그 상황에서 획기적인 코드가 될 만큼 사회적 흐름을 잘 타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