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점하기 전 강남점 모습(위)과 홈인테리어 분야를 특화한 5층 매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뉴코아는 지난 90년대 국내에 토종 할인점인 킴스클럽의 성공으로 국내 할인점 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올랐었다. 킴스클럽의 대성공으로 출점을 늘리면서 매출규모가 한때 신세계를 바짝 따라붙었던 것. 하지만 무리한 출점으로 자금난을 겪고 IMF 무렵 부도가 나면서 채권단인 은행관리로 넘어갔다.
그러면서 이마트가 할인점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르면서 매출규모에서 유통업계 1위인 롯데를 넘보는 규모까지 커진 것.
할인점 사업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할인점 업태에 선발로 뛰어들어 한때 업계 판도를 뒤바꿀 뻔했던 뉴코아가 다시 되살아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법정관리중이던 뉴코아가 지난해 12월5일 이랜드 계열사인 이천일아울렛 컨소시엄에 인수된 것이다.
이천일아울렛 컨소시엄은 뉴코아에 6천2백47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이천일아울렛은 2천1백억원의 채무도 승계했다.
이랜드 그룹에 인수된 뉴코아는 지난 6월 회사정리절차 종결 결정이 내려져 회사 경영이 완전 정상화됐다.
뉴코아는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된 뒤 올해 매출 1조원과 2007년에는 상장과 함께 매출 2조7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의류 사업이 주종인 이랜드그룹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조2천억원 안팎.
이중 뉴코아가 1조원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랜드그룹에서 뉴코아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이랜드로선 뉴코아 인수로 그룹 매출 규모가 배 이상 뛰어오르게 됐다. 즉 뉴코아 인수로 그룹 규모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이랜드에 인수된 뉴코아는 일단 몸집부터 줄였다.
30여 개가 넘던 백화점과 할인점을 11개로 정리했다. 기존 백화점 자리도 경쟁력이 없으면 과감하게 킴스클럽으로 전환하고, 백화점과 킴스클럽이 함께 있는 곳은 백화점 안에 킴스클럽 사업부로 조정했다.
이렇게 내부 구조조정을 마친 뉴코아는 과거의 강점인 원조 토종 할인점 킴스클럽과 명품 아울렛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리뉴얼 카드로 들고 나왔다.
뉴코아는 유통의 격전지이자 뉴코아의 간판인 강남점을 리뉴얼하고 유통대전에 다시 뛰어 들었다.
돌아온 킴스클럽, 뉴코아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받고 있다.
▲ 강남점 노종호 점장 | ||
뉴코아는 강남점 킴스클럽의 내부 치장을 고급화시키고 매장을 조금 늘렸다. 수평으로 3개 건물 지하에 뻗어있는 킴스클럽의 연면적은 3천 평 정도로 지금도 서울시내 할인점 매장 크기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다.
매장을 고급스럽게 바꾼 뒤 객장을 찾는 손님 수도 과거 전성기 시절의 수치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이미 6개의 2001아울렛 운영을 통해 아울렛 운영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이랜드쪽에선 뉴코아 사업 본부장으로 2001아울렛 사장을 지낸 오상흔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또 점장에 뉴코아로부터 분당점을 인수해 이천일아울렛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천일아울렛 분당점장 출신인 노종호 점장을 임명했다.
노 점장은 뉴코아가 만든 마지막 점포인 분당점과 첫 번째 점포인 강남점장을 모두 경험하는 기연을 갖고 있다.
노 점장은 뉴코아 아울렛이 2001아울렛보다 업그레이드된 상품 구성군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프리미엄 아울렛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미 강남권에 현대백화점이나 신세계 강남점 등이 시장 주도권을 쥔 백화점 분야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변신한 뉴코아의 대표선수는 ‘홈에버’.
신관 5층 전체를 침구류와 가구류, 주방용품을 결합시킨 매장으로 변신시켰다.
5층 전체를 여성의 이름을 딴 네 가지 스타일의 거실과 주방으로 나누는 컨셉트 하우스 매장을 선보인 것. 뉴코아에선 기존 백화점들이 이미 2001아울렛에서 모던하우스란 이름으로 침구류와 단품 가구류를 판매한 노하우가 쌓인 데다 이미 상당 규모의 경제를 이룬 상태라 재고나 판매망에 있어서 기존 백화점이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장담이다.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홈인테리어 분야를 통해 경쟁력을 실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뉴코아의 또하나의 히든카드는 할인점이다. 과거 킴스클럽은 생식품류에서 막강한 구매력과 노하우로 유명했었다. 대기업 계열의 할인점이나 외국계 할인점도 뉴코아의 농수축산물 상품의 가격 경쟁력에 애를 먹곤 했다. 하지만 과거의 킴스클럽 신화는 법정 관리를 받는 동안 직원들의 이탈 등으로 과거에 비해 색이 바랬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뉴코아측에선 “2001아울렛도 바이잉 파워를 갖고 있어 그 부분이 킴스클럽에 접목할 경우 이른 시간내에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코아는 할인점을 리뉴얼하면서 과거의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선입견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내부 치장에 공을 들였다. 백화점 식품 매장 못지않은 조명과 키높이의 매대, 널찍한 매장통로 등 백화점 스타일로 변신한 것.
뉴코아는 내년까지 과거 위상을 되찾고 2006년부터 확장 경영을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기존 11개 점포의 경영이 안정되면 2006년도에 4개 점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 그럴 경우 이마트와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홈플러스 등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할인점 시장은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