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왕의 관상은 과연 존재할까. 흔히들 대권은 뛰어난 능력은 물론 하늘이 점지한 타고난 운명이 맞아 떨어져야 오를 수 있는 자리라고 한다. 많은 관상 전문가들은 그동안 큰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실제로 일반인과는 다른 범상치 않은 관상을 타고났다고 말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권을 향한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요신문>은 유명 역술가로 알려진 철학박사 조규문 점&예언 대표의 도움을 받아 현재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여야 잠룡 10인(여권-박근혜 오세훈 이재오 정몽준 김문수, 야권-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김두관 유시민)의 관상을 살펴보았다.
지난 1월 25일 기자와 만난 역술가 조규문 대표는 “여야 잠룡 10인 모두 일반인과는 확연히 다른 좋은 관상을 타고 났다. 10인의 전체적인 얼굴 외형은 원형과 정사각형으로 강한 리더십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한 “여야 잠룡 10인 중 상당수가 동물로 치면 봉황상과 범상을 띠고 있어 범상치 않은 얼굴을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귀한 봉황상
여야 잠룡 10인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등 3명이 동물로 치면 봉황의 관상을 타고난 것으로 나타났다. 봉황은 예로부터 총명함과 귀함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눈에 총기가 있고 온유함이 나타나며 높은 자리에 오를 관상이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여야 잠룡 10인을 통틀어 가장 전형적인 봉황상을 띠고 있다. 눈을 보면 봉황과 같은 총기가 서려있다. 이러한 봉황상은 자고로 총명함과 인품을 갖고 있어 큰 자리에 오를 상이라고 한다. 턱 선 역시 상당히 균형 잡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대중의 인기를 상징한다. 대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현재 위치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코는 뻗음이 매우 약하다. 여성의 코는 보통 배우자복을 상징하는데 박 전 대표의 관상에서 약간의 흠으로 여겨진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박 전 대표의 인생과도 많이 중첩된 관상이다.
손학규 대표 역시 봉황상을 타고났다. 하지만 일반적인 봉황상이라기보다는 조는 봉황을 일컫는 수봉(睡鳳)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수봉의 눈은 일반적인 봉황의 눈보다 끝이 처져 있다. 이는 부드러움과 온유한 마음씨를 상징한다. 또 손 대표의 이마, 코, 턱을 3등분해 보면 비율이 일정하여 안정성이 보인다. 이러한 얼굴의 안정적인 배치는 보통 인생의 평탄함을 상징한다. 다만 손 대표의 얇은 윗입술은 큰 단점으로 여겨진다. 얇은 윗입술은 보통 지나친 의욕과 강한 욕망을 상징한다. 향후 대권 레이스에서 야당 후보 통합이 합의될 경우, 그 과정에서 지나친 권력욕만 앞세울 경우 되레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상서로운 눈빛을 지닌 서봉황(瑞鳳凰)의 형상을 띠고 있다. 특히 눈동자가 동그랗고 눈에 빛이 나는 관상으로 나중에 크게 귀하게 될 상으로 통한다. 또한 정 위원의 이마는 넓게 뻗어 잘생긴 형상이다. 이는 필시 관운을 상징한다. 대권에 도전하기에 딱 좋은 관운을 타고 났다. 반면 정 위원의 눈썹은 팔자로 붙어 있어 좋지 못한 인상을 준다. 관상에서 볼 때 이러한 눈썹은 자신의 주장이 지나치게 강해 타협을 멀리하는 성질을 띠고 있다.
# 용맹한 호랑이상
이재오 특임장관은 동물로 치면 용맹한 호랑이상에 속한다. 이러한 호랑이상은 평소 행동에 기세가 넘치며 주변과의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삼국지의 인물로 따지면 카리스마가 넘치는 장비와 같은 타입이다. 그의 커다란 귓바퀴는 금귀로 통할 만큼 큰 복을 타고났으며, 남보다 두꺼운 이중 턱은 열정과 정열을 상징한다. 이러한 범과 같은 이 장관의 관상은 필시 대권 도전에 득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의 이마는 다른 잠룡에 비해 다소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마가 좁으면 본래 기초 운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권이라는 자리는 필시 엄청난 운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이 장관의 좁은 이마는 약점으로 통한다.
# 영리한 까치상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리한 영물로 알려진 까치상에 속한다. 까치의 눈은 본래 신의가 넘치고 전체적으로 지적인 귀공자풍을 풍긴다.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이 타입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까치의 관상은 주변의 인기가 매우 높다. 주변의 인기에 힘입어 크게 될 상이다. 또한 오 시장의 코 역시 눈여겨 볼만한 부위다. 오 시장의 코는 쓸개 주머니를 매달아 놓은 듯한 현담코에 속한다. 이는 재물과 명예를 뜻한다. 다만 오 시장의 턱을 보면 다른 잠룡에 비해 갸름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말년의 인기가 떨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 여유로운 난새상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전형적인 난새의 상이다. 난새는 옛 문헌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로 오색빛깔로 꾸며진 신비로운 새다. 성격이 매우 평안하고 여유로운 특징이 있다. 정 전 대표는 특히 평온한 난새의 눈을 타고 났는데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고 관대한 인상을 풍긴다. 삼국지의 관우와 비슷한 타입으로 볼 수 있다. 난새의 관상은 대개 학식이 풍부하고 말이 곧고 마음이 선량해 크게 될 상으로 통한다. 정 전 대표의 이마가 매우 넓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특징은 대개 관운과 부모 운으로 통한다. 재벌가에 뿌리를 둔 정 전 대표의 환경과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의 턱은 오세훈 시장과 비슷하게 갸름해서 역시 말년 운은 그리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청수한 황새상
황새는 본디 깨끗하고 청수한 동물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황새 상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청빈하고 깔끔하며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곧은 성질을 품고 있는 관상이다. 이러한 곧은 성격은 강한 책임감을 동반한다. 삼국지의 조자룡과 비슷한 타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황새형은 또한 인격이 높아 중용의 처신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의 광대뼈를 보면 툭 튀어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명예 운을 상징한다. 다만 김 지사의 보기 흉한 아래치아는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구설수에 휘말릴 일이 많음을 뜻한다. 평소 자신감 넘치고 강한 독설을 즐겨하는 김 지사는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입을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 우직한 물소상
김두관 경남지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좋은 풍채를 지니고 있어 후덕한 인상이다. 당차면서도 우직한 물소와 매우 닮아 있다. 물소 관상은 전체적으로 두둑한 신의가 있고 남들에게 인자하며 크게 될 상으로 여겨진다. 또한 김 지사의 코는 복서비에 속한다. 복서비란 전체적으로 휘지 않고 우직하게 뻗은 코를 말한다. 복서비를 가진 관상은 대체로 인기가 많다. 김 지사에게 풍기는 듬직한 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봐도 다른 잠룡에 비해 꼭 집을 만한 약점이 없다. 다만 얼굴의 관골 부위가 유난히 넓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인생의 기복이 매우 큰 것을 뜻한다. 남해 고을의 이장에서부터 시작해 2번의 고배 끝에 도지사자리에 오른 김 지사의 인생과 일맥상통한다 볼 수 있다.
# 고고한 학상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의 얼굴은 고고하고 반듯한 학의 형상을 띠고 있다. 특히 그의 초롱초롱한 눈은 깨끗한 이미지와 반듯한 성향을 나타낸다. 학자타입에 가까운 관상이다. 관골 역시 잘 발달되어 있어 명예복도 나름 타고 났다. 하지만 유 원장의 턱 부위는 대체로 약해 보인다. 말년의 인기가 시들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관상이다.
# 다정다감한 기러기상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다정다감한 기러기상이다. 특히 정 위원의 눈은 서글서글한 기러기의 눈과 많이 닮아 있다. 가정과 동료와의 관계에 충실한 기러기의 다정한 성격을 타고 났다. 다만 정 위원의 양 볼에 주름이 발달되어 있는데 볼과 턱이 2개로 보일 수가 있다. 이는 힘의 분산을 뜻한다. 대권 도전과 같은 큰일을 치를 때 힘이 분산되어 하나로 집중하기가 어려운 관상이다.
조 대표는 또한 “앞서 10명의 잠룡 이외에도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 반기문 UN 사무총장,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관상을 타고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관상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참고사항일 뿐이다. 결국 잠룡이 승천하려면 천심을 얻어야 하고 천심은 곧 민심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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