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미소로 작동하는 자판기
사피엔니트로(SapientNitro)와 유니레버(Unilever)는 세계 최초로 미소로 작동되는 아이스크림 자판기를 개발했다. 기본 기술은 아주 복잡하지만 개념은 단순하다. 소비자들이 기계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면, 시원한 답례를 받도록 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무료다.
이 기계는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나이, 성, 감정을 인식하고 ‘스마일 오 미터’(Smile-o-meter)를 이용해 미소의 정도도 파악한다. 만약 누군가가 크게 방긋 웃으면, 그 사람은 공짜 아이스크림을 받게 된다. 사용자들은 또한 자신들의 행복하게 웃는 얼굴을 유니레버의 ‘행복을 나누세요’(Share Happy)라는 구호와 연결된 페이스북에 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
②육류 전용 자판기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물품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그러나 육류를 판매하는 자판기는, 더군다나 100년 전통을 가진 정육점 앞에 설치되는 육류 자판기는 새롭다 못해 신선하다.
북부 스페인의 ‘이자르주가자’(Izarzugaza)는 3대에 걸쳐 매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을 해 온 육류 전문점이다. 그런데 최근 이 가게는 온라인 판매는 물론 상점 밖에 자판기를 설치해 다양한 고기와 소시지, 샌드위치 등 다양한 육류를 24시간 판매하고 있다.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계절마다 다르다. 여름에는 파스타 샐러드를, 겨울에는 미트볼이나 소시지를 특별 판매하기도 한다고. 고객들의 편리함을 위해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는 이 점포는 다른 경쟁업체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을 거둔 셈이다.
③수영복 자판기
미국의 더 스탠다드 호텔즈(The Standard Hotels)의 고객들은 수영장에서 바로 수영복을 구입할 수 있다. 수영장에 수영복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기 때문. 첫 번째 자판기는 LA지점에 설치됐는데 더 스탠다드/퀵실버 여성 블랙 비키니의 경우 84달러(약 9만 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남성용 수상보드복은 네 가지 스타일로 나와 있으며 각각의 디자인은 네 군데 호텔 지점에 하나씩 분배되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75달러(약 8만 4000원)며 방수용 여행 가방이 함께 증정된다. 수영복은 호텔의 각각의 지점의 이미지에 맞게 디자인되었는데 마이애미 스타일 수영복의 테마는 쿠바의 이미지, LA는 첩보원의 이미지, 할리우드는 음악, 뉴욕은 도시의 여름을 테마로 하고 있다고 한다.
④건강 음식 파는 자판기
대개 자판기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을 취급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로프(Lof)사는 역발상으로 자판기 사업에 접근했다. 음식의 순수한 영양가를 강조하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음식들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선보인 것. 이 자판기는 견과류, 가공 과일, 조리된 음식, 그리고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가스파초 스프 등을 취급한다.
이 회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두 가지 트렌드를 적용시켰다. ‘편리성과 유기농’이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들로부터 수익성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도 고려한 자판기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⑤바나나 자판기
2010년 6월, 일본 도쿄 시부야역에는 일본 최초 바나나 자판기가 등장했다. 자판기로 바나나를 판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지겠지만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단다. 크기는 일반 음료수 자판기와 같다. 세계 최대 청과회사인 돌(Dole)사가 설치한 것인데 평소에 바빠서 과일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자취생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판매되는 바나나는 이 업체가 취급하는 깔끔한 맛의 ‘보비 바나나’라는 상품. 값은 개당 130엔(약 1800원)이며 4~5개 묶음(600g)이 390엔(약 5300원)이다.
자판기 온도는 바나나 보관에 최적이라고 하는 13℃로 설정했다. 자판기 옆에는 바나나 껍질을 버리기 위한 쓰레기통도 따로 놓여 있다. 공급 회사에 따르면 월·수·금요일마다 남은 상품을 회수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매상실적은 뛰어난 편이라고. 월요일에 보충된 바나나 64개는 다음 날 다 팔렸고, 묶음도 하루 36팩 중 반 정도가 팔려나갔단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앞으로는 대학 캠퍼스나 사무실 등으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며 바나나뿐 아니라 파인애플이나 오렌지 등의 자판기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⑥무료 샘플 제공 자판기
‘부박스’(Boobox)는 벨기에 포스포(Fosfor)사에서 개발한 샘플을 제공하는 자판기다. 샘플을 받고 싶다면 우선 무료 문자메시지를 보내 활성화 코드를 받으면 된다. 이 코드를 가지고 있으면 샘플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자판기와는 달리 샘플 자판기는 다양한 사이즈와 무게, 형태의 샘플을 모두 수용할 수 있고 유제품이나 차가운 음료를 위해 냉장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 자판기는 벨기에의 역들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 중이라고 한다.
⑦럭셔리 제품 자판기
자판기 하면 동전으로 쉽게 살 수 있는 제품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미국 LA의 유통업체인 프레드 시갈(Fred Segal)이 출시한 ‘유티크’(U*tique)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고급스러운 제품을 비치하고 이를 신용카드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자판기에는 50여 개의 럭셔리 제품이 있으며, 모두 세계 미용 산업과 트렌드 헌팅, 그리고 혁신 분야에서 경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직접 선별한 것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은 이 자판기에서 재료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고 샘플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또한 취급되는 제품에 관한 설명이나 시연이 담긴 짧은 비디오를 시청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유티크’의 브랜드 파트너로는 랑콤, 블리스, C.O., 비글로, 랜캐스터, 보스제스 오뜨 쇼콜라 등이 있다. 자판기는 고급 나이트클럽과 호텔 로비, 쇼핑몰, 공항 같은 곳에 보다 많이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hanmail.net
자료제공=소상공인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