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 모친은 동거주택 상속공제 요건을 갖춘 반면 김 과장과 여동생은 그렇지 못했다. 이 경우 상속주택을 모친과 김 과장, 여동생이 공동으로 상속등기를 하면 모친의 지분 상당액(10억 원×33.3%=3억 3300만 원)에서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약 1억 3300만 원에 한하여 상속세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 이에 비해 위 주택의 모든 지분 10억 원을 모친 명의로 상속등기를 하면 전체 주택 가액에서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4억 원(5억 원 한도)을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최대한 받기 위해서는 상속인 중 10년 이상 피상속인과 계속 동거한 사람에게 주택을 상속하는 것이 절세의 방법이다.
동거주택 상속공제 요건은 △ 2009년 1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 △ 피상속인이 거주자일 것 △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하여 10년 이상 계속하여 동거한 주택일 것(이 경우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되어 동거하지 못한 때에는 이를 계속 동거한 것으로 보되, 그 동거하지 못한 기간은 동거기간에는 산입하지 아니한다) △ 상속개시일 현재 소득세법 제89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1세대1주택(같은 호에 따른 고가주택 포함)일 것 △ 상속개시일 현재 무주택자인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택일 것 등이다.
◇세대를 건너뛰어 상속하면 상속세를 30% 더 내야 한다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는 최근 할아버지가 아들이 아닌 손자에게 재산을 상속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상속할 때 상속세를 더 내야 한다는 점을 잘 모르는 듯하다. 재산을 상속해 주고자 할 때 아들이 나이가 많거나 똑똑하지 못하여 재산을 지킬 능력이 없으면 손자가 상속을 받도록 유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이 세대를 건너뛰어 손자에게 상속을 하게 되면 아들에게 상속할 때보다 30%를 할증하여 상속세를 부과한다.
할증 이유는 정상적인 상속을 하게 되면 아들에게 상속을 할 때 상속세가 한 번 부과되고 아들이 손자에게 상속할 때 또 다시 상속세가 부과되지만 세대를 건너뛰면 상속세가 한 번밖에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아들이 사망하여 손자가 아들을 대신하여 상속을 받는 대습상속(代襲相續)인 경우에는 세대를 건너뛴 상속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할증과세를 하지 않는다.
상속이 개시된 후 10년 이내에 상속인이 사망하여 다시 상속이 개시된 때에는 재상속기간에 따라 100%에서 1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상속인이 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할증과세를 받더라도 세대를 건너뛰어 상속을 해 주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이때는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세대를 건너 뛴 상속에 대한 할증과세는 상속세 산출세액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상속재산이 많지 않아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는다면 세대를 건너 뛴 상속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상속공제 한도가 적용되어 상속세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10억 원일 때 상속인이 배우자와 자식인 경우 상속인이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상속공제 5억 원으로 상속공제합계액이 10억 원이므로 상속세가 과세되지 않으나, 배우자의 상속 포기로 5억 원을 후순위 상속인인 손자손녀에게 상속하면 상속공제 한도액이 5억 원으로 줄어 상속세 과세표준 5억 원에 상속세 30%가 할증되어 상속세 1억 35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황재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 hwang2020@nts.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