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산 골프장 조감도 | ||
말하자면 골프레저그룹이다. 에머슨퍼시픽그룹의 창업자는 이중명 회장이고, 이 회장은 지난 94년 중앙CC를 인수해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오너는 이중명 회장, 그리고 아들인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사장이다. 이 회장 일가와 중앙관광개발이 지난해 12월 코스닥등록기업인 피혁업체 엠씨타운을 인수해 일종의 코스닥 우회등록을 했다.
이중명 회장-이만규 사장 부자는 엠씨타운의 이름을 에머슨퍼시픽으로 바꾼 뒤 정관에 골프장 운영업과 레저업, 토목건설업 등을 추가해 회사 성격을 골프레저기업으로 탈바꿈을 시켜 국내 유일의 골프장 관련 코스닥 등록기업이 됐다.
에머슨퍼시픽이 그룹 내 3개 골프장인 중앙CC(중앙관광개발), 릿츠칼튼CC(청송), IMG내셔널CC(대명개발)의 코스관리와 운영을 담당하고 향후 신규 설립 골프장 운영을 맡는 일종의 사업지주회사가 된 셈이다. 중앙CC의 대주주는 이중명 회장 일가고, 에머슨퍼시픽의 대주주는 중앙CC와 이 회장과 이 사장이다.
아직은 3개 골프장을 관리해서 얻은 위탁 수수료가 에머슨퍼시픽의 주수입원인 셈이다. 하지만 에머슨퍼시픽이 소유권을 갖고 있는 남해의 선베이CC(가칭)가 내년 가을께 문을 열면 골프장 운영 수입이 추가된다.
증시의 관심은 에머슨퍼시픽이 남해 골프장 프로젝트와 금강산 골프장 프로젝트를 연달아 진행할 만큼 자금력이 있는지 여부. 남해군 스포츠파크 옆에 세워지고 있는 선베이CC는 8백억원짜리 프로젝트고, 금강산 골프장은 5백억원짜리 프로젝트다.
이에 대해 이만규 사장은 남해 프로젝트는 에머슨퍼시픽이 단독으로 진행할 만한 여력이 있고, 금강산 프로젝트는 그룹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에머슨퍼시픽그룹은 지난 2002년 인수한 프레야 골프장(현 IMG내셔널CC) 인수대금 부담에서도 벗어났다는 것. IMG는 지난 가을 개보수를 마친 뒤 회원권 분양을 해 7백억원 이상의 현금을 거둬들여 대부분의 부채를 갚았다는 것. 충남 연기군에 있는 IMG내셔널CC는 회원권 분양 시기와 행정수도 이전이 맞물리면서 분양에 대성공을 거두는 운도 따랐다.
또 자본금 42억원인 에머슨퍼시픽의 부채비율도 27.5%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남해 프로젝트의 경우 내년 가을께 골프장이 문을 열고 분양 작업을 마치면 현금 회수가 되기 때문에 자금 운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금강산 프로젝트는 매해 3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3개 계열사들과 에머슨퍼시픽이 함께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에머슨퍼시픽의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단 금강산 골프장 회원권 분양이 어느 정도 될지 ‘지금’ 예측하기에는 불확실하지만 2백50억원 정도는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계열사별로 대출을 활용해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 각 계열사별로 골프장의 부동산 가치만 해도 1천억원이 넘는데 50억원 정도의 부채는 부담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금강산 골프장은 명분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 골프장 실무 경영진에서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금강산 골프장이 위치한 북한 고성군의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겨울철 평균 기온이 서울보다 더 높고, 천하절경이라는 금강산과 바다가 바로 이어지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꼽았다. 그는 “노면으로 온천수가 솟구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한 온천지대”라는 점도 이점이라고 꼽았다.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 시큰둥한 30대 이상 중산층 골퍼들을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인 것.
“사업적인 관점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안하고도 수익성이 예상되기 때문에 금강산 골프장 건설에 나섰다”는 에머슨퍼시픽의 ‘계산’이 내후년 봄 장부상의 흑자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