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진 사장. |
때문에 수많은 개발자들이 앱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당수 업체들이 꿈을 안고 사업을 시작하지만 수익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성공의 기반을 닦고 있는 ㈜사이럽스의 열혈 CEO(최고경영자) 박연진 사장(여·27)의 스토리는 앱스토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박연진 ㈜사이럽스 사장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100%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아이디어가 과연 수익성과 시장성이 있는 것인지, 또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인지 철저히 조사한 뒤 꼼꼼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쳤다.
박 사장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취업 관문에서 몇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창업으로 과감히 방향을 선회했다. 원치 않는 직장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해보자 싶었다. 아이템 선정에는 대학 재학 중 한 이동통신회사에서 실시하는 대학생 활동 프로그램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경험을 통해 무궁무진한 모바일 시장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기로 한 것.
박 사장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친구와 선배, 세 사람이 의기투합했고 자신은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 관리와 기획을 맡았다. 그는 먼저 노트북 한 대를 구입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인근의 1인창조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하는 등 5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자금 확보 위해 개발용역을 수주하기로 했다. 그때 박 사장의 눈에 들어온 것이 유명 경영서적 저자의 블로그. 자신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앱을 만들고 싶다는 글을 보고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젊은 창업자들의 열정은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개발한 앱이 바로 ‘넛지지수’. 베스트셀러로 관심이 높아진 넛지(Nudge, 부드러운 개입) 능력을 개인이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을 만들어낸 것이다.
넛지지수 앱 개발에는 10일, 애플사로부터 승인을 받는 데 1주일이 걸려 2010년 1월 31일, 한국어와 영어 버전을 동시에 올렸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4일 만에 하루 다운로드 1만 건을 넘어서 국내 비즈니스 카테고리 1위, 전체 무료 앱 순위에서도 5위에 오른 것.
첫 용역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후속작 계약도 이어졌다. ‘손 안의 경영대학’을 표방하며 경영학의 주요 분야별 강좌를 수록한 ‘앱MBA’를 개발한 것이다. 넛지지수 앱은 무료로 제공됐지만 앱MBA는 1.99달러(약 2300원)로 유료다. 유료였지만 비즈니스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용역 사업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박 사장은 간단하게 앱을 만들 수 있는 ‘앱에디터’, 은행의 사내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인 ‘H은행 모바일학당’ 수주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4’를 개발, 아동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재능기부로 앱을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사무실을 이전했다. 3.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에 선정돼 강북청년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하게 된 것. 그는 3개월에 한 번씩 실시되는 사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아이템 개발 및 활동비로 매달 100만 원의 지원금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법인을 설립했다. 오는 4월에는 ㈜사이럽스의 자체 개발 앱 ‘토다쿠폰(Todacoupon)’을 선보일 예정이다.
토다쿠폰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소셜 커머스(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 상거래의 일종으로,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파격적인 할인가로 상품을 제공하는 판매 방식)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메타 소셜 커머스 앱(모음 사이트)이다. 웹과 앱을 동시에 제공하고 색다른 기능과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기존 앱과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법인을 설립하기 전인 지난 10개월 동안 6000만~7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새로운 앱 개발과 더불어 3억 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단다. 최근에는 인턴직원 한 명도 새로 채용한 상태다.
박 사장은 앱스토어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앱스토어가 이제 도입기를 넘어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애플의 경우 앱 등록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콘텐츠가 유용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앱 비즈니스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시간도 중요하다. 문제점을 보완해 재등록을 하는 데 시간을 지나치게 소요하게 되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따라서 개발과정에 보다 꼼꼼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
개발 의뢰 땐 비밀유지 계약을
최근 <꼭 알고 싶은 앱스토어 창업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펴낸 앱스토어 창업 지원 전문가 임경수 지식창업발전소장은 “앱스토어가 성공하려면 ‘기획·프로그래밍·디자인’ 3박자를 골고루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창업자 혼자서 세 가지 요소를 고루 갖추는 일은 쉽지 않다. 만약 디자이너도, 프로그래머도 아닌 일반인이 앱스토어를 기획하고 있다면 우선 프로그래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프로그래머에게 개발을 의뢰할 경우 발품을 팔수록 좋은 자문을 얻을 수 있다.
시각적 외관은 디자이너에게 제작 의뢰하게 되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올 수 있다. 일반인의 기획은 아이디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럴 경우를 대비해 비밀유지 계약을 작성하는 것이 좋단다. 임 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자 중심에서 디자인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