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씨는 자신이 짝사랑하던 후배 여성 A 씨가 직장의 다른 후배인 B 씨와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나 지난 2019년 9월 4일 오후 11시 30분께 A 씨의 아파트를 찾았다. 그는 A 씨의 집 앞에서 A 씨와 B 씨의 대화 소리를 녹음하려 했으나 대화 내용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녹음되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에서는 "심야 시간에 피해자의 주거지로 몰래 쫓아가 1시간 넘게 대문과 창문 앞에서 집 안 소리를 녹음한 것은 사생활과 통신의 비밀을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피해자에게 이런 녹음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송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미수에 그친 점,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항소심도 "원심의 양형을 달리할 사정 변경을 볼 수 없고, 피고인이 (공무원직에서) 해임됐다는 사정도 양형을 달리할 사정으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