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신세계 측이 상품권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상품권 유통업자와 짜고 법인 수십 곳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상품권을 유통시켜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이 백화점의 대규모 ‘상품권 깡’ 문제가 담당 영업사원들의 실적 부풀리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유통업체와 실적 압박을 받은 담당자들이 판매실적을 올리려고 장외 상품권 도·소매업체들과 짜고 거액의 상품권을 현금화했다는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부 영업사원이 실적 부풀리기를 위해 상품권 부당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수사가 이미 종료된 상황이며 일부에서 제기된 것과 같은 비자금 조성과도 무관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상품권과는 별도로 유명 제화업체도 상품권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한 사정기관에서는 모 제화업체가 상품권을 통해 비자금 조성 및 편법 상속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관은 이 업체가 상품권 편법 유통을 통해 7000억 원대의 편법 증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신세계 상품권 수사와 더불어 제화업체의 상품권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품권 유통을 통한 비자금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