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추진으로 오프라인 경쟁력 위축 타개…온라인 점유율 1% 미만 상장 시기 적절성 의문
지난해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경쟁력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전체 점포 수는 1259개로 전년 1246개보다 늘었지만 가맹점 수는 236개를 기록해 전년 241개에서 소폭 감소했다. 2020년 가맹점포 면적(3.3㎡)당 매출액도 3296만 원으로 전년 3371만 원보다 줄었다.
올리브영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7년 온라인몰을 론칭한 올리브영은 지난 8월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개발자를 모집했다. 분야별로 디지털사업본부 산하 8개 직무에서 근무할 개발 전문 인력들이다.
올리브영의 이커머스 시장 개척 전략은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실적으로 보면 매출액 1조 8738억 원, 당기순이익 609억 원을 기록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여건 악화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점포 임대료 등 오프라인 중심 매장에서 발생하는 운영비용이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률이 더욱 개선된 효과도 봤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9635억 원으로 전년 9357억 원 대비 2.9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348억 원으로 전년 250억 원 대비 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매출 증가분을 뛰어넘었다.
올리브영의 이커머스 사업은 그룹 내에 물류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있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커머스 사업에서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 확보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물품을 수령할 때까지 단시간에 안정적으로 전달이 가능해야 재구매율이 높아진다.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가 지난해 CJ대한통운과 60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동맹관계를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점에서 CJ대한통운이 계열사로 있다는 점은 올리브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행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인다면 올리브영은 예정대로 IPO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온라인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출한 올리브영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8월 올리브영 측은 이커머스를 통한 누적 매출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4월 올리브영 온라인몰을 론칭한 이후 4년여 집계한 수치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미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매출액 규모는 161조 원 수준이다.
헬스·뷰티 상품 중심의 매출 구성이 시장 공략에 어느 정도 확장성을 가질지도 불투명하다. 보통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광고 상품과 추천 상품을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같은 효과를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판매 제품군이 제한적인 탓이다.
금융투자(IB)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외출 횟수가 줄어드니 CJ올리브영의 오프라인 중심 사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통상 업계 분위기가 좋을 때 상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리브영의 상장 목표 시기가 적절한지 다소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IPO를 내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대해 “올리브영 온라인몰은 헬스앤뷰티 전문 온라인몰로서 종합몰과는 다르다. 헬스와 뷰티 산업은 소비자의 제품 체험이 구매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지는데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도 챙길 계획이다. 앞의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경영방식으로 옴니채널(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구입 가능한 채널)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해 오프라인 매장을 포기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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